의료기관 1만 8,263명 응답 '감정노동 수행 80% 이상' 의견 26.6%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유지현)이 2014년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설문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두 달간 진행됐으며, 62개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1만 8,263명이 설문조사에 응했다.

       

    설문조사 결과, 병원노동자들의 감정노동과 소진정도는 타 서비스산업에 비해 매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감정노동 수행 80% 이상이다"는 의견이 26.6%에 달했다.

     

    게다가 병원노동자들의 대다수는 환자 및 보호자를 대할 때 '솔직한 감정을 숨기며(70.9%)'. '자신의 기분과 상관없이 웃는다(67.4%)'고 답했다.

     

    반복되는 강노 높은 노동과 감정노동으로 이른바 '번 아웃 증후근'을 앓고 있는 근로자들도 많았다. 환자와 보호자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업무가 힘들고(39.4%)', '좌절감(23.8%)'과 '지겨움(22.6%)'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병원근로자의 절반 이상은 병원 근무에 대해 "얼마나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감을 가진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근로자 전체 평균은 53.2%인 반면 간호사 직군은 59.1%였다.
     
    근로자의 인격 존중 또한 바닥인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 중 절반 가량에 가까운 근로자들은 '조직과 고객 모두로부터 인격적 존중을 받지 못한다(49.9%)'고 말했다.

     

    이에 더해 불규칙적인 근로시간으로 인해 병원노동자들의 수면실태는 '나쁨'이 65.2%로, '좋음 34.8%' 응답을 상회했다. 평균 잠자리에 들기까지는 33.7분이 걸리며 수면시간은 6시간 12분이었다. 또 수면 중 잠에서 깨는 횟수는 주 3~4회(58.5%), 주1~2회(25.2%)로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근로자의 수가 적잖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병원노동자의 질병 발생 건수는 2000년 이후 1,139건으로 약 6.2%의 발병율을 보였으며, 업무상 직업성 암 발생 건수는 지난 2000년 이후 141건(간호사 87건, 61.7%)으로 약 0.7%의 발병율을 보였다.

     

    병원노동자 실태조사 결과에 보건의료노조측은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업무를 수행하는 병원노동자들이 직무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고 건강해야 환자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노조는 높은 직무스트레스 및 업무상 재해, 질병으로부터 건강한 노동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감정노동자 보호 △직무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 도입 △산업안전보건위원회 활동 활성화 △환자 및 직원 안전 활동 활성화 등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