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해당 전문의 파면 조치불구 신뢰 추락 인천 남동구보건소 '면허정지 1개월' 처분
복지부 결정 남아 관심 집중
관련 의료계, "수련시스템 고질정 병폐 근절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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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28일, 인천에 위치한 가천대 부속 동인천 길병원 응급실에서 술 취한 전공의 1년차 A씨(33)가 3세 남아를 상대로 봉합수술을 실시한 사건이 적발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측정치 않았으나, 위생장갑도 끼지 않고 비틀거리며 상처 부위를 제대로 봉합하지 못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자 아이의 부모가 의사 및 병원에 술 냄새가 나는 것 같다며 항의를 했다.

     

    부모의 강력한 항의에 결국 다른 의사가 재수술을 실시해야만 했고, A의사는 지난 1일 병원측의 징계위원회 절차에 따라 파면 결정을 통보 받았다.

     

    한편 이번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인천 남동구보건소는 해당 의사 A씨에 의사면허 자격정지 1개월 처분을 내리기로 하고 복지부에 이를 전달하기로 했다.

     

    인천 남동구보건소에 따르면 A씨는 17일 직접 보건소에 음주수술과 관련된 사실 확인서를 전달했다. 의료법 시행령 제32조에 의거 비도덕적 진료는 의료인 품위 손상 행위에 해당한다. 이에 해당할 시 1년 범위 내에서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이 가능하다.

     

    보건소는 A씨가 음주상태에서 수술을 한 행위가 의료인 품위 손상에 해당된다고 보고, 본 의료법을 적용한 것이다.

     

    하지만 보건소의 결정만으로 A씨에 대한 처분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주무부처인 복지부가 이를 최종 결정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이에 "자격정지 1개월 처분, 단정지을 수 없다"고 전했다.

     

    길병원은 사건 이후 징계위원회를 열어 전공의 A씨를 파면하기로 했으며 응급센터 소장을 비롯한 성형외과 과장 등 책임자 10명을 보직 해임했다.

     

    '면허정지 1개월'과 보직 해임 결정에 대해 관련 의료 종사자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응급실에 당직전문의 명단을 게시해야 하며 어느 의사가 당직을 서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환자가 이를 못 봤다면 의료진들이 이를 알려줬어야 하는데 이런 보고체계 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길병원은 12년 연속 최우수응급의료기관인데, 1년차 전공의가 음주 후 응급실에서 수술을 해야만하는 수련시스템 등 응급의료인력 관리에 문제가 발생했다"며 "의료정책의 잘못이 누적돼 발생한 본 사건에 대한 책임을 의사가 전적으로 지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인천의 다른 대학병원에서 근무 중인 한 전공의는 "술에 취해 수술을 한 것은 잘못이지만, 전공의 1년차는 선배의 말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며 "현재 수련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고치지 않는 한 강도높은 업무 속 이와 유사한 사건을 방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