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마른수건 다시짜기
FCC 부산물 활용 카본블랙 출사표

현대오일뱅크가 원유정제과정에서 병산되는 마지막 부산물까지 사업화에 나서는 등 공장효율화 높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3000억원 규모의 추가 매출은 물론, 원유정제사업의 다운스트림 분야인 석유화학산업의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18일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정유사 중 최초로 카본블랙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기존 정유사업을 뛰어 넘어 석유화학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중장기 먹거리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오일뱅크는 17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독일계 한 카본블랙 업체와 합작법인 설립 및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협력계약(Cooperation Agreement)을 체결했다.

카본블랙은 석탄에서 나오는 콜타르와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슬러리오일 등을 불완전 연소시켜 만든 탄소분말이다. 이는 주로 타이어, 고무 등의 강도를 높이는 배합제나 프린터 잉크의 원료로 쓰인다.

지금까지 현대오일뱅크는 유동층분해공정(FCC)에서 나오는 슬러리 오일을 아스팔트 열분해공정(DCU)에 투입하거나 벙커C유 블렌딩에 사용하고 일부는 카본블랙 제조업체에 판매하기도 했다.

이번 카본블랙 사업 진출을 통해 현대오일뱅크가 슬러리 오일을 자체 사용함으로써 카본블랙의 제조원가를 상당부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8만 6000㎡(2만 6000평) 부지에 들어설 예정인 카본블랙 합작 공장은 연간 16만t의 카본블랙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오는 2017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자인 신사업팀장은 "합작사 영업망을 통해 제품을 국내외 시장에 판매하는 등 연간 3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번 합작을 통해 올해 계획했던 신사업의 기틀을 모두 마무리 하게 됐다다"며 "앞으로도 카본블랙과 같이 수익성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공장을 끊임없이 최적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글로벌 쉘, 코스모석유, 롯데케미칼 등 국내외 기업들과 활발한 합작을 통해 BTX, 윤활기유, 혼합자일렌 제조와 같은 다양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