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이니셔티브+일대일로' 결합
  • ▲ 한반도 종단철도와 중국횡단 철도를 직접연결하는 수단으로 검토되고 있는 열차페리ⓒ제공=코레일
    ▲ 한반도 종단철도와 중국횡단 철도를 직접연결하는 수단으로 검토되고 있는 열차페리ⓒ제공=코레일

     

    한반도에서 중국을 거쳐 유럽을 잇는 새로운 비단길 연결이 추진된다.

     

    한국과 중국 두나라는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중국이 제시한 '일대일로(一帶一路)'의 결합방안을 공동으로 연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장 양국 싱크탱크인 우리나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중국 거시경제연구원은 올 연구주제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일대일로 배경 하에서 한중 협력의 새로운 메커니즘'을 확정했다.

     

    남북종단철도(TKR)와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가 우선 연구대상이다. 서해 해저터널을 뚫어 중국이 추진중인 제2내륙철도와 연계하는 방안과 열차페리를 통한 TCR 직접 연결방안도 검토된다.

     

    이미 한중 양국은 각각 남북종단철도와 제2내륙철도 등에서 상당부분 속도를 내고 있어 연계방안의 실현가능성은 훨씬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 ▲ 유라시아 철도망ⓒ제공=코레일
    ▲ 유라시아 철도망ⓒ제공=코레일


    '유라시아이니셔티브'와 '일대일로(一帶一路)'

     

    박근혜 정부는 2013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통해 한반도를 포함해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하나의 대륙'으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유라시아 철도와 실크로드 익스프레스로 물류 네트워크를 연결해 단절과 고립 등 물리적 장벽을 극복하자는 것이다.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러시아~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를 실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진핑이 주석이 제안한 '일대일로(一帶一路)'는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新 철도 실크로드 구축이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렵을 하나의 지대, 즉 원 벨트로 묶고 그 방안으로 제2내륙철도로 불리는 장장 1만km의 철도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해 동남아시아에서 서남아시아를 거쳐 유럽과 아프리카까지 이어지는 해양 실크로드도 별도 추진한다.

     

    두 제안은 전 세계 인구의 71%가 살고 전 세계 육지 면적의 40%에 달하는 유라시아에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자는 것으로 상당 부분 중복돼 있다.

     

  • ▲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계되는 TKRⓒ
    ▲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계되는 TKRⓒ


    ◇ 서울·평양찍고 베이징·모스크바거쳐 파리로....TKR-TCR-TSR

     

    통일부는 지난 19일 외교안보부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 실현을 위해 TKR과 TCR,TSR로 이어지는 시범운행을 북한에 제의하게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부산을 출발해 서울~평양~신의주~TCR로 이어지는 노선과 목포를 출발해 서울~원산~나진~TSR로 이어지는 노선에서 X자 철도 운행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TCR과 TSR은 몽골횡단철도(TMGR), 만주횡단철도(TMR)과 연계돼 유럽으로 이어진다.

     

    첫 단추는 이미 꿰어졌다. 북한의 나진에서 러시아 하산까지 철도(54㎞)를 개·보수하고 나진항과 TSR을 연계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착수됐고 지난해 처음으로 시베리아산 석탄을 실은 선박이 포항항에 입항해 포스코에 석탄을 공급했다.

     

    한국과 중국은 신의주에서 단동 등 중국 동북부와 만주지역을 잇는 연계사업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유라시아를 잇는 투트랙으로 TCR과 TSR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쪽에 비중을 싣기 때문이다. 노후화된 북한의 철도시설 개보수에 한중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북한의 협력을 이끌어내는데도 공동으로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 ▲ 사진은 추후 한-중 새비단길과 연계될 한일 해저터널 조감도ⓒ제공=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 사진은 추후 한-중 새비단길과 연계될 한일 해저터널 조감도ⓒ제공=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 열차페리와 해저터널...KTX와 중국횡단철도 직접 연결

     

    최근 배에다 열차를 싣고 중국을 오가자는 이색주장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은 평택과 중국 엔타이 사이에 레일이 깔린 대형 선박을 투입해 화물열차를 운행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해로와 철로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해저터널에 비해 경제성이 높고 남북관계 경색 등을 고려할 때 실현가능성이 더 높다는 주장이다. TKR과 TSR를 연결하는 것 보다 곧바로 TCR로 이어지기 때문에 물류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한중 FTA체결에 힘입어 경제효과만도 116조에 달할 것이라며 다음달 국회에서 열리는 토론회를 시작으로 공론화에 나설 예정이다. 원 의원은 평택~中을 잇는 새 비단길을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로 명명하고 있다.

     

    TKR과 TCR을 곧바로 연결하는 이 제안은 올해 처음으로 정부예산에 반영됐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미 한나라당 대표시절인 지난 2006년 중국을 방문했을 때 열차폐리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다시금 힘을 받고 있는 것은 한중 간 서해 해저터널이다. 한국의 서해안에서 중국의 산동성 웨이하이 사이 370~400km 구간에 세계 최장의 해저터널을 뚫자는 게 핵심으로 역시 TKR과 TCR 직접 연결방안의 일환으로 검토되고 있다.

     

    150조~200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공사비와 난공사에 따른 우려가 적지않지만 이제는 본격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관광객이 500만명을 넘었고 이들이 지출한 돈은 8조원에 육박했다.

     

    산업경제연구원은 13조3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6조50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 25만명의 취업효과, 12만6000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중국 관광객이 1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기에 터널공사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진핑 주석도 수년전 한중간 해저터널 공사를 제안하기도 했다. 우리 KTX가 해저터널 고속철도망을 통해 중국과 연계될 경우 소요시간은 1시간40분대로 최단 시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