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뜨거운 불씨 '임금피크'… 직원 불만 잠재울까
  •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임금피크 대상 직원들과의 대화에 나섰다. 사진은 대화 장소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 입장하고 있는 윤종규 회장. ⓒ 유상석 기자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임금피크 대상 직원들과의 대화에 나섰다. 사진은 대화 장소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 입장하고 있는 윤종규 회장. ⓒ 유상석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임금피크 대상 직원들과의 대화에 나섰다. 임금피크와 관련, 최고경영자가 대상자들과 직접 대화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 26일 정오,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국민은행 임금피크 협의회’ 간부들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가졌다.

    임금피크제란 일정 연령이 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을 보장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국민은행의 경우 만 55세에 도달한 행원은 퇴직 또는 임금피크를 선택할 수 있으며, 임금피크를 선택한 직원은 만 60세가 될 때까지 기존 임금의 50%를 받으며 근무하게 된다. 하지만 ‘임금피크 협의회’ 측은 “타 은행과 달리 조기 퇴직하더라도 받을 수 있는 이익이 없기에 임금피크 대상자가 될 수밖에 없다. 사실상 선택권이 없는 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임금피크 협의회’는 국민은행 임피 대상 직원들이 만든 자생 조직이다. 지난 1월 24일 서울역에서 132명이 모인 가운데 발대식이 열렸으며, 2월 현재 수도권과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날 회동에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 일부 간부들이 참석했다.

    이 날 회동은 협의회 간부들이 임금피크 대상자로서 겪는 고충을 말하면, 윤종규 회장이 들어주는 식으로 진행됐다.

     

  •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임금피크 대상 직원들과의 대화에 나섰다. 사진은 대화 장소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 입장하고 있는 윤종규 회장. ⓒ 유상석 기자



    회동에 참석한 협의회 한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이 ‘임피 대상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잘 들었다. 당장 상황이 바뀔 수는 없겠지만, 여러분의 고충을 덜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 측으로부터 ‘식사 한 번 하자’는 제안을 이번 주 초에 받았다”며 “회장 겸 은행장이 직접 자리를 마련한 것은 이례적이다. 임피 대상자들의 불만이 심상치 않다는 걸 윤종규 회장이 인지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윤영대 KB국민은행노동조합(새노조) 위원장은 “회장과 식사 한 번 했다고 해서 임피 대상자들의 고충이 곧바로 해결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윤종규 회장과 임피 협의회 사이에 직접적인 대화가 이루어졌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윤종규 회장의 이 같은 이례적 행보가 금융권의 뜨거운 불씨로 꼽히는 '임금피크제' 관련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인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