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 사장 "원전 수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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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사건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미지수로 남아있는 가운데 마침내 5년동안 공들여 쌓아올린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이 결실을 맺기 일보 직전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개발한 국산 신형경수로인 'APR1400'의 원전 설계가 사상 처음으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사전심사를 통과한 것이다.

까다롭다는 미국진출에 물꼬를 트면서 원전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수원에 따르면 미국 NRC가 APR1400의 원전설계에 대한 인증 사전심사를 마치고 본심사 착수를 승인했다고 5일 밝혔다. NRC가 지난해 초 강화된 사전심사 제도를 도입한 이후 이를 통과한 원전 설계는 APR1400이 유일하다. 

한수원은 지난해 12월23일 한국전력공사와 공동으로 NRC에 APR1400의 설계인증 신청문서를 제출했다.

한국형 3세대 원전인 APR1400은 우리나라가 지난 2009년 400억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의 원전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처음으로 수출한 원전이다. 종전 2세대 원전(OPR1000)보다 설비용량을 400만MW 늘린 1400만MW급으로 사막을 넘어 미국까지 진출한 것이다.

설계인증은 원전 부지 특성에 따른 일부 설계를 제외하고 원전 전체에 적용되는 표준설계에 대한 NRC의 안전성 평가를 말한다. 

한수원은 APR1400이 NRC의 강화된 사전심사 절차가 처음 적용된 사례로 까다로운 사전심사를 통과해 향후 본심사 승인의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내보고 있다. 

특히 PR1400이 설계인증을 취득하고 나면 향후 10~20년 사이에 미국 내 운영허가 만료 원전이 많아 대체 신규원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인허가 여건상 최신 안전요건을 만족하는 설계인증 취득 원전만이 새로 건설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설계인증의 중요성과 효용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수원은 앞으로 약 3년6개월(42개월)의 본심사를 거쳐 2018년 9월까지 안전성 평가절차를 완료하면 공청회와 위원회 의결 절차를 거쳐 2019년 3월께 최종 설계인증을 취득한다. 설계인증을 취득하면 미국 연방규정에 법제화돼 15년간 유효하게 된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이번 NRC 설계인증 본심사 착수는 미국 원전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것을 넘어 한국의 우수한 원전설계 역량을 세계에 널리 알린 것"이라며 "한국형 원전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원전 수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관련업계에서도 원전 수출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원전 분야의 한 전문가는 "이번 미국 진출은 한국의 우수한 설계역량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형 원전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켜 원전 수출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까지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의 AP1000(개량형 가압경수로) 등 5개 노형만이 설계인증을 취득했고, 프랑스 아레바사의 EPR(개량형 가압경수로)와 일본 미쓰비시의 APWR(개량형 가압경수로) 등 우리의 경쟁국 대표 원전들은 현재 설계인증 심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