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무용단 2015년 첫 공연 '끝-레지던시: 안무가 초청 프로젝트'

국립현대무용단의 2015년 시즌 주제 '밑 끝 바깥' 중 '끝'에 해당하는 "사이에 펼치다(In-between-scenes)"에서 선보이는 공연 '끝-레지던시: 안무가 초청 프로젝트'는 끝과 시작의 사이를 포착하고 무용의 새로운 영역을 발굴하기 위한 시도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춤의 창작과 생산, 언어와 몸 사이의 관계 등 견고하다고만 여겼던 개념들의 경계를 해체하고, 관계를 재배치하면서 현재에 잠재되어있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안무가 윤푸름과 임지애는 시선을 ‘틈 사이’에 두고, 경계와 사이에 관한 새로운 발견을 해나간다.

안무가 윤푸름은 17cm를 상대방을 인식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감각적 거리로 설정한다. 5명의 무용수는 줄 곳 함께 이동하며 포옹하고 입을 맞춘다. 근접한 거리에서 상대는 계속 변화하고, 둘이 입을 맞출 때 나머지는 관객에게 침묵을 요구하기도 한다. 관음적인 시선으로 우리가 음지에서 상상해 봄직한 불편한 상황을 꺼내어 드는 가운데 관객으로 하여금 관계와 상황을 상상하게 만든다. 안무가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감추고 있는 소외된 부분에 시선을 던지고, 그로부터 본질을 찾을 수 있도록 관객에게 공간과 좀 더 다각적으로 마주할 것을 권한다. 

안무가 윤푸름은 여성의 시선으로 사회의 어두운 부분과 소외된 자들의 이야기를 소박하게 담아내곤 하는데, 2012년 한팩 라이징 스타와 SPAF(국제공연예술페스티벌)에 초청된 <존재의 전이>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2104년 대표작인 <길 위의 여자>가 뉴욕과 러시아 등 해외에서도 선보이며 세계무대로 발돋움하는 안무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언어를 떼어낸 몸의 움직임이란 무엇일까?' <어제 보자>는 언어와 움직임의 관계를 재설정함으로써 의미에 관한 일반적 사고를 되묻는다. 작품 안에서 동작은 정지된 화면을 이어붙인 것처럼 어색하지만 대사의 의미를 전달하는 듯하다. 고전적인 느낌을 주는 대사가 나열되면서 서서히 움직임과 언어의 관계가 재배치된다. 안무가는 '말과 움직임의 유기적 관계가 분리될 때 생겨나는 이질성과 부조리는 어떻게 클리쉐(cliché)를 벗겨내는지를 보여주며, 언어를 지워낸 불확정적인 몸 자체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전한다.

안무가의 치밀한 연출과 세 무용수 각자의 존재감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몸과 언어의 관계를 다루는 만큼, 드라마투르그로 연극연출가 성기웅이 참여하고, 보이스코치 최정선이 직접 무용수들을 지도해 언어적 울림을 증폭시킨다. 

안무가 임지애는 베를린 Solo/Dance/Authorship(SODA) 안무 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유럽과 일본, 한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할동 중이다. 그녀의 솔로 <생소한 몸(Raw Material)>을 통해 한국, 독일, 불가리아, 벨기에 등의 페스티벌에 초청되었으며, <뉴 몬스터(New Monster)>는 한국과 독일에서 선보여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해에는 독일 탄츠(Tanz) 매거진 선정 '2014 주목할 만한 예술가'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 공연 개요

ㅇ 공연명 : 끝-레지던시: 안무가 초청 프로젝트

ㅇ 작품명 : 윤푸름 <17cm>, 임지애 <어제 보자>

ㅇ 일  시 : 2015년 3월 27일(금)~29일(일) 금요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5시

ㅇ 장  소 :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ㅇ 입장권 : R석 3만원, S석 2만원

ㅇ 안  무 : 윤푸름, 임지애

ㅇ 출  연 

   - <17cm> 곽고은, 김모든, 박재영, 배유리, 이윤정

   - <어제 보자> 강진안, 장홍석, 최민선


사진제공: 국립현대무용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