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전 회장이 강조한 정책 계승할 가능성 커

  • 김용환 농협금융지주회장 내정자는 임종룡 전 회장이 강조했던 그룹의 수익성 제고를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농협금융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어 차기 농협금융 회장으로 김용환 전 한국수출입은행장을 추천했다고 23일 밝혔다.

     

    그는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2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금융감독원 수석 부원장을 거쳐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했다.

     

    한 회추위원은 "임종룡 전 회장이 그룹 내부에 워낙 좋은 인상을 남겨 후보군 중에 성품과 경력 면에서 가장 비슷한 분을 추천하게 됐다"며 "무엇보다도 임 전 회장이 추진했던 정책 기조를 잘 이어갈 인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용환 내정자는 이런 기대에 부응해 임종룡 전 회장이 재임 1년 반이라는 짧은 기간에 못다 이루고 떠난 과제를 최우선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금융위원장에 내정되면서 농협금융을 떠난 임종룡 전 회장이 퇴임식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농협금융의 수익성 강화다. 임종룡 전 회장은 "농업·농촌을 위한 수익센터가 되는 것이 농협금융의 소명"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농협금융의 올해 목표 이익은 9050억원으로, 지난해 거둔 7685억원보다 1365억원 많다. 김용환 내정자가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자산운용 역량 강화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김용환 내정자는 금감위 증권감독과장, 증선위 상임위원 등을 지내면서 자본시장 부문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감독정책2국장과 증선위 상임위원 시절에는 생명보험사 상장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김용환 내정자는 농협금융이 지난 2009년 이전 '자산운용의 명가'라고 불렸던 타이틀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금융은 이미 지난해 한 생명보험사에서 투자전략본부장을 지낸 인사를 영입해 지주사와 농협생명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겸직하도록 하면서 자산운용 강화를 위한 진용을 갖췄다.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CIO 체제를 도입한 것은 농협이 처음으로, 이를 두고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대단히 옳은 방향'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김용환 내정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저금리 추세가 강화되면서 은행마다 순이자마진(NIM)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위기를 겪고 있다"며 "저금리 극복을 위한 수익성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강화의 차원에서 그는 임종룡 전 회장이 강조했던 성과주의 문화 확산, 현장·업적 중심의 인사기조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 김용환 내정자에게는 임종룡 전 회장이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중앙회의 갈등을 봉합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농협금융을 안정적인 성장 궤도로 올려놓았다는 점도 계승해야 할 점이다.

     

    김용환 후보는 "농협금융지주의 경영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협중앙회와의 원만한 관계 유지와 협력 강화가 될 것"이라며 "농협금융지주는 '범(凡)농협 인프라'가 최대의 경쟁력인 만큼, 이를 적극 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