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두 개 크기 초소형 PC, 인텔 시작으로 MS, 중국 업체 잇따라 출사표국내기업 제품개발 완료, 출시는 "시장 상황 봐서..."
  • ▲ 대우루컴즈가 MS와 협력해 만든 스틱 PC. ⓒ인텔코리아.
    ▲ 대우루컴즈가 MS와 협력해 만든 스틱 PC. ⓒ인텔코리아.


    손가락 두 개만한 크기의 초소형 컴퓨터가 세계 PC시장을 집어삼킬 기세지만, 국내 업체들은 별다른 움직임 없이 주판알만 튕기며 눈치를 보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텔이 올해 초 길이 10cm, 무게 42g에 불과한 '스틱(막대) PC'를 공개한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도 최근 비슷한 크기의 스틱 PC를 선보였다. 레노버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도 13만원대 스틱 PC를 판매하기 시작하는 등 발 빠르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스틱 PC의 강점은 호주머니 속에 쏙 들어갈 만큼 작고 가벼워 휴대하기 편하다는 점이다. 성능 또한 일반 컴퓨터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인텔의 스틱 PC에는 윈도 8.1이 탑재돼 있다. 아울러 쿼드코어 아톰 Z3735F 프로세서와 2기가바이트(GB) 램, 32GB 저장장치를 넣었다. 외형상 스펙만 놓고 보면 다소 실망을 할 수도 있다. 일반 테블릿PC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CPU를 아톰보다 고사양인 코어i3나 코어i5, 코어i7로 바꾸는 게 충분히 가능하고, 부족한 저장공간은 마이크로SD 카드로 64GB까지 확장할 수 있는 등 성능은 얼마든지 끌어올 수 있다.

    컴퓨터에 기본적으로 깔리는 윈도우와 한글, 오피스 등을 설치하는 데 10GB가량이 소모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게임이나, 대용량 영화 등을 다운받아 쓰지 않는 이상 현재 성능만으로도 컴퓨터를 쓰는데 불편함이 없다.

    사용법도 간단하다. 스마트TV나 모니터의 HDMI(고화질 영상) 단자에 스틱 PC를 꽂기만 하면 곧바로 컴퓨터가 켜진다. 스마트폰과 프로젝터 등과도 연결할 수 있다.

    다만, 인텔과 MS 모두 현재는 풀HD보다 한 단계 낮은 HD급 화질을 지원하는 스마트TV에서만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스틱 PC 판매가격은 14~15만원 사이로 형성돼 있다.

    국내 컴퓨터업체들도 스틱 PC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스틱 PC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누구도 쉽게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있다. 스틱 PC 가격이 낮기 때문이다. 낮은 단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내려면 그만큼 판매량이 많아야 한다는데 이에 대해 자신하는 기업이 많지 않은 것이다.

    국내업체들도 대부분 스틱 PC에 대한 기술개발은 이미 마친 상태다. 일부 기업의 경우 샘플 작업을 마무리하고 현재 출시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은 프로세어와 서버 등에서 압도적 세계 1위 기업이다. 이런 글로벌 기업들이 먼저 시장을 열어줘야 국내 기업들도 뛰어들기 시작할 것"이라며 "선도업체들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게 우리 기업의 처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