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입자 41만명 빠져나가…16년 만에 처음으로 무너져

SK텔레콤이 굳건히 지켜왔던 시장점유율 50%가 16년 만에 무너졌다. 이는 신세기통신 인수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시장점유율에는 각 통신사 망을 빌려쓰는 알뜰폰까지 포함돼 있는데 SK텔레콤 망을 빌려쓰는 알뜰폰 가입자가 타 통신사 대비 가장 많이 늘어났음에도 이를 방어하지 못한 것이다. 

25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국내 이동통신 총 가입자 수는 5717만218명으로 이 중 SK텔레콤이 2835만6564명, KT가 1743만2306명, LG유플러스가 1138만1348명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각 통신사별 점유율은  SK텔레콤이 49.6%, KT가 30.5%, LG유플러스가 19.9%다.

이처럼 SK텔레콤의 점유율이 무너진 데에는 지난달 SK텔레콤 순수 가입자가 큰 폭으로 빠져나갔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SK텔레콤의 순 가입자 수는 2609만5024명으로 지난 1월 2650만8688명 대비 41만3664명이 줄었다. 반면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 수는 같은 기간 4만8645명밖에 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측은 미사용 번호에 대한 직권해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개월간 특별점검으로 이동전화 회선 관리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이용약관에 따라 지난 달까지 장기 미사용 선불 이동전화 등 45만 회선을 직권해지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SK텔레콤은 점유율 50%를 방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지난해 초 박인식 사업총괄이 직접 나서 50% 시장점유율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단언했으며 45일간 영업정지가 있을 때에 잠시 가입자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점유율을 사수했었다. 이후에도 SK텔레콤의 순수 가입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했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 SK네트웍스 직원이 외국인 개인정보를 도용해 선불폰을 불법으로 대량 개통한 사실이 적발됐고 점유율 유지를 위해 이뤄진 행위라고 시인한 바 있다. 결국 SK텔레콤이 이같은 미사용 선불폰을 정리하면서 순수 가입자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동통신 시장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고객가치 극대화의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SK텔레콤이 선도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이동통신산업이 미래 국가 경제의 발전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상품과 서비스 중심의 경쟁 패러다임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하며 "1위 사업자로서의 책무를 무겁게 받아들여, 소모적 경쟁을 지양하고 본원적 경쟁력에 기반한 고객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앞장설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달성하고 견고한 가입자 기반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