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창립회원 가입" 공식발표... 지분, 운영 둘러싸고 출범까지 상당한 난항 예상
  •  

    마침내 한국이 중국이 주도해 만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를 결정했다. 8개월여의 고심끝에 경제적 실리를 택한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외교부 등 관계 부처간 논의를 거쳐 한국이 AIIB에 예정창립회원국으로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중국에 서한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발표문에서 "예정창립회원국들의 동의를 받으면 한국도 예정창립회원국의 지위를 얻게 된다"며 "6월 중 설립 협정문 협상이 완료되면 서명하고 국회 비준을 거쳐 창립회원국으로 최종 확정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AIIB 참여로 건설, 통신, 교통 등 인프라 사업에 경험 많은 우리 기업들의 참여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인프라시설 투자수요는 2020년까지 매년 73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한화로 730조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이런 수요 상당부분이 한국의 이번 AIIB 참여결정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AIIB는 중국 주도로 출범하는 국제 금융기구로 아시아 국가들의 각종 인프라 개발 사업 등에 돈을 빌려주거나 지급보증, 지분투자를 하게 된다. 하지만 미국 주도의 세계은행(IBRD)과 일본 주도의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에 대항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도 있어 미국은 한국이 AIIB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해왔다. 한국은 그동안 AIIB 가입이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문제와 맞물리면서 참여 결정을 유보해왔다.

     

    AIIB는 이달 말까지 창립회원국 모집을 마친 뒤 오는 6월 협정문에 서명하고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 공식 출범하게 된다.

     

    기재부는 우리가 설립 때부터 주요 회원국으로 참여하게 되는 최초의 국제금융기구로 금융외교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재부 또 "그동안 정부는 AIIB의 지배구조와 세이프가드 등이 국제적 수준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의견을 주요 우방국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표명하면서 중국 측에 설립안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며 "최근 이와 관련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의 독주가 예상되는 지배구조와 우리 측 지분 배분, 운영원칙 등을 둘러싸고 AIIB 출범까지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