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력 비례해 결정…정부 "지분율 높이는 것이 핵심 과제"
  •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양해각서 체결식 장면ⓒ연합뉴스
    ▲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양해각서 체결식 장면ⓒ연합뉴스

     

    정부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 앞으로 지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최대 과제다.

     

    경제력에 비례해 지분이 결정되는 만큼, 한국이 중국과 인도에 이어 3대 주주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정부에 따르면, 한국이 AIIB 예정 창립회원국으로 참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앞으로 최대 쟁점은 한국이 얼마 만큼의 지분을 확보하느냐로 옮겨가게 됐다. 지분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AIIB에서의 한국 발언권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모든 국제금융기구 지배구조의 핵심은 지분율 분산에 달려 있다"며 "AIIB 설립 과정에서 한국의 지분율을 높이는 것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AIIB에 참여하는 국가별 지분은 앞으로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력에 비례해 결정한다는 원칙이 세워진 상태다. 아시아에서 한국의 경제력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한국이 적지 않은 지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AIIB의 투표권은 아시아 지역 내 국가가 75%, 지역 외 국가가 25%를 가질 수 있게 돼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한국이 AIIB의 지분을 최소 6% 정도는 확보해야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중국이 가장 큰 지분율을 보유할 것이 확실한 가운데, GDP 규모가 한국보다 큰 인도에 이어 한국이 AIIB의 3대 주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IIB의 수권자본금은 1000억 달러, 초기 청약자본금은 500억 달러, 납입자본금 비율은 20%다.

     

    현재로서는 중국의 지분이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중국의 독주를 우려하는 이유다.

     

    다만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AIIB에 얼마나 많은 나라가 동참할지에 따라 지분이 결정될 것"이라며 "중국이 최대 출자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변함 없지만, 반드시 50% 지분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해 중국의 지분이 50%에 못 미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현재 한국이 가입한 국제금융기구 중 한국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아시아개발은행(ADB)으로, 지분율은 5.06% 수준이다.

     

    한국의 지분율은 국제통화기금(IMF)이 1.41%,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은 1.58%다. 현재 부산에서 연차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주개발은행(IDB)의 한국 지분은 0.004%에 그친다.

     

    AIIB는 이달 말 창립회원국 모집을 마감한 뒤 오는 6월 협정문에 서명할 계획이다.

     

    한국 등 창립회원국은 올해 하반기 각자의 국회 등에서 비준 절차를 진행한다. AIIB 공식 출범 예정 시기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