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서 바이오·제약산업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

     

    전 세계 제약업체들이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올해 들어 바이오·제약업종 주가가 각국 증시에서 급등세를 타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바이오·제약주(KRX 헬스케어지수 구성종목)의 시가총액(3일 기준)은 32조738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 시가총액(13조1531억원)과 비교해 20조원 가까이 불어난 수치로 올해 들어서도 10조원 가량 늘어났다.

     

    미국 증시에서도 바이오·제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전체 증시에서 바이오·제약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2011년에는 6%에도 못 미쳤지만 올해 9%까지 올랐다.

     

    최근 들어서는 중국 제약산업의 발전이 눈에 띈다. 복제약 개발에 주력한 중국 제약업체들이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서 '바이오·제약 열풍'에 가세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제약업종 주가는 지난 5년간 한국, 미국, 유럽 등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부진했지만 올해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중국 증시에서 제약업종은 올해 들어 시장 대비 20.3% 뛰었다. 제약업종이 최근 5년 동안 시장 대비 5.3% 오른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바이오업종 주가 역시 올해 들어 27.4% 상승했다. 바이오·제약업종의 추가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의약품 관련 지출이 2007년 260억달러(28조2000억원)에서 올해 1070억달러(116조원)로 4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제약산업은 2020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시장으로 뛰어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알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제도적 장벽 등에 따른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중국 헬스케어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진출하기에 여전히 매력적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제약산업의 팽창은 비단 중국에만 국한되는 현상은 아니다.

     

    전세계 의약품 매출이 2012년 9390억달러(1018조원)에서 2017년에는 1조1000억달러(1193조원)로 17%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특히 의약품 가운데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가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의 절반가량을 소비하는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점점 열리는 상황은 제약업체들에 긍정적인 재료다. 최근 바이오시밀러와 관련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공식 승인 사례가 처음으로 나오면서 제약업계의 눈이 미국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올해 기존 항체의약품의 특허만료 시기가 대거 다가옴에 따라, 제약업종의 역동성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호재다. 

     

    다만 각국 증시에서 바이오·제약업종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과열 우려도 나온다.

     

    제약업체가 신약 개발에 실패하거나 자금이 고갈되면 과거처럼 주가 폭락 사태가 생길 수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체비오트 밸류 매니지먼트의 대런 폴락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이 바이오테크 종목에 너무 높게 베팅하고 있다"면서 "바이오테크 주식은 이미 버블(거품) 영역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