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긍정 검토'와 맞물려 정부의 인양 결정 고의 지연 방증 견해세월호 유가족 "시간 끌기 작전…인양방식 사실상 2가지로 압축"유기준 해수부장관 "현재 80% 수준…이달 말까지 기술검토 결과 나와"
  • ▲ 세월호 참몰 당시 모습.ⓒ연합뉴스
    ▲ 세월호 참몰 당시 모습.ⓒ연합뉴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세월호 선체 인양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적극 검토' 발언 이후 기술검토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말해, 정부가 그동안 고의로 인양 결정을 미뤄온 것을 시인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달 말까지 세월호 인양에 관한 기술검토 결과보고서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세월호 인양 검토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해 "유가족의 한을 풀어 드리고 진상 조사에도 도움을 주고 갈등을 마무리하기 위해 정말 큰 결단을 내리셨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김무성 대표나 나나 인양문제에 대해 좋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게 계속 노력하겠다"며 "총리실과 해수부에서 이 문제에 대해 후속 조치에 들어가고 있고 기술적 검토도 빨리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발언이 그동안 정부가 세월호 인양 기술검토 결과 발표나 인양 결정을 고의로 지연해왔다는 반증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박 대통령이 여전히 '인양 가능 여부에 대한 기술적 검토'와 '유족·전문가 의견·여론 수렴 등 공론화'를 전제로 했지만, 선체 인양에 대해 처음으로 '적극적 검토'라는 언급을 내놓자 여당 원내대표가 '기술검토가 빨리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게 정황상 정부의 고의 지연을 방증한다는 견해다.


    지난해 11월 정부의 세월호 수색 중단을 공식 발표 이후 실종자 가족은 이주영 전 해수부 장관의 말은 인용해 "세월호 인양에 관한 기술적 검토와 선체·해역에 대한 종합적인 인양 사전조사 등을 위한 기구가 해수부 내에 구성된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은 당시 "수색의 최후 수단으로써 인양에 대한 충실한 사전조사와 기술적 검토를 통해 한 줄기 희망의 빛을 갖고 살아갈 수 있게 정부에서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며 정부의 수색 중단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당시 해수부 일각에서는 정부의 기술검토를 위한 기구 구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해수부가 임의로 부처 내 기구·조직을 신설할 수 없는 만큼, 해당 기구는 태스크포스(TF)를 의미한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였다.


    문제는 해수부 내 설치하는 TF팀의 주된 역할이 인양 관련 사전조사와 기술적 검토인 데 이미 항만국에 이와 관련한 전담팀이 꾸려져 가동돼왔다는 점이다.


    해수부의 한 관계자는 "이미 해수부 내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이 TF팀 형태로 짜져 인양과 관련한 기술적 검토 등을 해왔었다"며 "(같은 기능을 할) 별도의 인양 관련 전담팀을 구성하기보다는 실종자 가족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대화창구를 만들 것으로 안다"고 말했었다.


    세월호 유가족 인양분과 관계자는 "인양업체나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정부는 이미 컴퓨터 모의시험 등 선체 인양을 위한 기술적 검토를 끝마쳤다"며 "업체마다 인양 방식은 거의 비슷하지만, 가장 중요한 인양 변수는 무게 중심을 어느 쪽에 두느냐이며 사실상 크게 2가지 방식으로 기술적 검토 결과가 압축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세월호를 맹골수도보다 유속이 느린 동거차도 인근(북쪽 2.5㎞ 지점)으로 옮겨 인양하는 방안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하지만 인양업체·전문가들은 선체를 조류가 약한 곳으로 끌고 가는 게 더 위험하고 시간과 비용도 더 든다는 견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그런데도 정부가 기술검토 결과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다른 내막이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고 강조했다.


    즉 이달 있을 4·29 재·보선과 내년 총선에서 세월호가 정치적 이슈로 급부상하는 것을 꺼리는 정치적 계산이 기술검토 발표를 지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월호 유가족 인양분과 관계자는 "기술검토 결과가 인양할 수 있다는 것으로 나와도 인양업체가 결정되면 다시 업체의 인양 사전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가 (TF팀 구성 전부터) 기본적인 인양검토를 했음에도 발표를 미루는 것은 시간 끌기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재 세월호 인양에 대한 기술 검토는 80%쯤 진행됐으며 4월 말까지 보고서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 "현재는 인양하게 되는 경우 기름 유출 가능성이나 선체를 들어 올릴 때 선체 절단 또는 파공 위험성 등 세부적인 기술검토를 진행 중"이라면서 "일정을 더 당겨서 일찍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양 여부 결정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선 "공론화에 여러 방식이 있는데 여론조사가 합리적이고 다른 방법도 병행할 수 있다고 한 것이지 여론조사를 한다고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