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 이후 급등세를 거듭 중인 코스닥이 17일 7년 3개월여 만에 장중 700선을 뚫었다.

     

    올해만 28% 이상 급등한 코스닥에 대해 시장은 기업의 실적과 체질이 달라졌다며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단기 급등에 따른 우려도 교차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2시26분 현재 전일대비 1.23%(8.59)오른 706.90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700선을 넘은 것은 지난 2008년 1월 11일 이후 7년 3개월 만이다.

     

    코스닥 시장은 연초부터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왔다.

     

    대형주의 성장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핀테크(fintech·정보기술과 금융의 융합)와 사물인터넷(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 등을 핵심 육성 분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여기에 바이오주와 제약주에 대한 관심까지 더해지며 상승곡선은 더욱 가팔라졌다. 코스닥시장 제약업종 지수의 경우 올 들어서만 63% 이상 급등했다.

     

    이처럼 단기간에 시장이 급등한 점을 두고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코스피시장과 달리,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한 개미들이 장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조정 장세에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개인들이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 융자액은 3조7000억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증시 분석가들은 코스닥의 신용융자액이 시가총액 규모가 8배나 큰 코스피시장을 앞질렀다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비정상적으로 급등한 것으로 평가되는 종목도 속출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해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경우는 4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에 이른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기업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관을 중심으로 한 차익매물이 이어질 수 있어 시장 분위기에 편승한 종목 대신 실적 성장세가 뒷받침되는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시장이라면 끝내 살아남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탄탄한 성장 스토리를 가진 한 두 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코스닥시장의 강세는 단순 모멘텀 장세가 아닌 체질 개선에 따른 대세적인 상승장 진입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급등 장세와는 다르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30개 종목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176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8.3% 증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