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산업자본 알고도 외환은행 넘겨줘 금융위원장 땐 매각명령으로 '먹튀' 방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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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약 5조원 대의 투자자-국가소송(ISD)에서 우리 측 최고의 핵심 증인은 김석동(사진) 전 금융위원장(현 법무법인 지평 상임고문)이다.

     

    김석동이 누구인가?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넘겨 주고, 다시 론스타가 하나금융지주에 되풀아 '먹튀'를 하게 끔 한 장본인의 한 사람이다.

     

    김석동 전 위원장은 지난 2003년 7월 당시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국장으로서,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이른바 '10인 비밀대책회의'에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주도로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당시 비밀회의 참석자들은 론스타가 산업자본이어서 국내 은행법상 은행을 소유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외환은행을 론스타에 넘겨주는 데 동의한 것으로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과정에서 확인된 바 있다.

     

    김석동 전 위원장은 또 2012년 금융위원장 시절에는 론스타가 하나금융에 외환은행을 팔고 떠나도록 하는 데 일조했다.

     

    그는 '매각명령'을 내리는 방식으로 론스타의 매각가 인상용 '버티기'를 저지했다지만, 그래도 론스타가 천문학적 차익을 챙겨 떠나는 것을 방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금융위는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입 당시는 산업자본이었지만 비금융 계열사를 매각해 지금은 산업자본이 아니다"라며, 최초 인수 당시는 은행법상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없었음을 인정했었다.

     

    물론 론스타에게서 대가를 챙긴 것이 없고 당시로서는 최선의 정책적 판단이어서, 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변양호 전 국장도 옥고를 치렀지만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도의적 책임까지 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그가 또 다시 ISD 무대를 통해 론스타와 맞서게 됐다. '결자해지(結者解止)'의 천재일우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김석동은 이기지 못하면 살아 돌아오지 않겠다는 '死即生'의 각오로 결사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다른 증인들도 마찬가지다.

     

    주형환 현 기획재정부 제1차관 역시 2003년 당시 청와대 행정관으로 비밀대책회의에 참석했었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은 당시 재경부 은행제도과장이었으며, 2012년에는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론스타의 '먹튀'를 지켜봤었다.

     

    국민들은 론스타가 또 다시 국민 혈세를 '강탈'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