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 당시 배경 및 이후 삼성의 변화, 와병중인 이 회장 쾌유 기원 등 담겨
  •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할 당시 모습. ⓒ삼성그룹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할 당시 모습. ⓒ삼성그룹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한지 올해로 22주년을 맞았다. 삼성은 올해 이 회장이 와병중인 점을 고려해 별도 행사를 여는 대신 사내방송(SBC)을 통해 특집방송을 방영한다.

    8일 삼성에 따르면 올해 특집 방송은 신경영 선언 이후 20여년간 삼성의 매출·브랜드가치 변화 등 성장사를 짚어보고 국경 없는 경제전쟁과 기술경쟁이 심화되던 정보화시대 초입에 새로운 경영 기틀이 필요했던 신경영 선언 당시 배경을 담는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는 내용도 방송에 담는다. 

    삼성은 매년 6월7일 신경영 기념식을 진행해왔지만 지난해 5월 이 회장이 입원하면서 별다른 행사를 열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은 1993년 당시 17일간 경영진 200여명에게 신경영 선언을 설파했다.

    이 회장은 1987년 회장에 취임하고 난 뒤 세계경제는 저성장의 기미가 보이고 국내 경제는 3저 호황 뒤의 그늘이 짙게 드리우고 있었다고 직원들에게 설명했다. 그런데도 삼성 내부는 긴장감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대로 가다가는 삼성 전체가 사그라들 것 같은 절박한 심정이었다"며 "해외에서 사장단회의를 잇따라 가진 끝에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강조하며 신경영 선언을 발표했다.

    이 회장이 최일선에서 독려한 삼성의 개혁은 7시 출근 4시 퇴근, 과감한 계열사 정리, 라인스톱제, 대규모 임원재교육 등의 충격요법으로 이어지면서 삼성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는 것은 물론 국내 재계 전체에 큰 충격을 던진 바 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해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삼성서울병원 VIP 병실에 입원 중이다. 현재 이 회장의 건강은 안정적인 상태이며 지속적으로 회복하면서 재활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현재 이 회장은 의사소통은 불가능하지만, 하루 15시간 이상을 깨어 있는 상태로 지내며 휠체어 산책과 규칙적인 재활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또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이 매일 병실을 방문해 이 회장의 건강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있으며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도 매일 이 회장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의료진과 가족들은 한때 익숙한 환경이 이 회장의 의식을 되찾는데 도움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자택 치료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갑작스러운 변화로 무리가 생길 수 있어 당분간 병원에서 치료를 이어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