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도 맛있어… 이런 양꼬치 처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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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와 첫 번째 골목에 들어가 조금 걷다보면 빨간색 바탕의 한자로 된 양꼬치집 간판들이 즐비하다. 70여개가 넘는 양꼬치가게가 있는 이곳 골목의 이름은 ‘중국인거리’로 ‘건대 양꼬치 골목’으로도 불린다.

     


    양꼬치는 1-2년 전만 해도 외식시장에서는 마니아들만 찾는 음식이었다. 사람들의 다양한 니즈가 늘어나면서 양꼬치도 점차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시장경제신문이 찾은 맛집 ‘연옥 양꼬치’ 차경범 사장은 중국 연길에서 20년 동안 양꼬치가게를 운영하다가 1년 전 한국에 ‘양꼬치’ 바람이 분다는 이야기를 듣고 과감히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연옥 양꼬치’ 차 사장은 “차이나타운을 빙 둘러싼 많은 양꼬치가게에서 양꼬치 하나로 살아남기는 힘들었다. 특히 손님이 없어서 고생을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니, 우리 가게를 다녀갔던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데리고 오고 그 사람들이 또 다른 사람들이 데리고 오면서 자리가 좀 잡혔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이유는 간단했다. 차 사장은 중국식 양꼬치를 한국인 입맛에 맞게 제조했다. 그는 중국에서 한국인들이 싫어하는 양꼬치의 특유의 누린내를 잡고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누린내를 잡는데 걸린 시간은 1년 정도. 자세한 비법은 밝힐 수 없으나, 한약재로 냄새를 잡았다고 말했다. 그 후 자신만만하게 ‘건대 양꼬치 골목’에 입성했다. ‘연옥 양꼬치’의 한달 매출은 2000만원. 성공적이었다.
     

     

    차 사장은 가게에서 생긴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지난 겨울에 '연옥 양꼬치‘의 양꼬치를 맛본 중년의 부부 손님이 다시 이곳을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수많은 양꼬치 가게 중에서 다시 이곳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중년 부부는 '건대 양꼬치 골목'을 헤매다가 결국 간판이 헷갈려서 옆집 가게로 들어갔단다. 그런데 지난번 먹었던 '연옥 양꼬치'의 맛이 아니라서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추운 겨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연옥 양꼬치'를 다시 찾아 나선 것. 사장님은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가게로 돌아온 중년부부 손님의 말을 들으니, 다른 가게와 확실히 맛에서 인정을 받을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실제로 메인 메뉴가 아닌 가지볶음밥, 온면 등도 고객의 입맛대로 매운맛, 순한 맛을 조절할 수 있었다. 메인 메뉴가 아니라 귀찮을 법도 한데, 얼굴 찌푸리는 법이 없었다. 차사장은 중국인답게 ‘손님은 왕이다’가 아닌 ‘손님은 황제다’라고 표현했다.

     


    차별화된 맛과 맞춤식 주문으로 꾸준히 단골을 만들어가고 있는 ‘연옥 양꼬치’의 인기메뉴는 단연 ‘양꼬치’. 그 뒤를 이어 '양갈비', '탕수육'이 인기란다.

     

    양꼬치는 양의 어깨살로 숯불 위에 직접 구워 먹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대박집으로 불릴 수 있는 점이 있다면 두 번 정도 달군 숯불을 이용한다는 점. 그래야 은근한 불로 양고기의 맛도 산다고 했다. 실제로 고기가 식거나 바짝 익혀도 여전히 특유의 식감이 살아있었다.

     

    양갈비는 양의 갈비살로 비교적 고급음식에 속한다. 맛이 좋다 보니 양꼬치의 2배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30대 남자 4명이서 양갈비가 너무 맛있다고 12인분을 먹고 가는 날도 있었다고 말했다. 

     

    탕수육은 돼지고기에 찹쌀을 얇게 입혀 튀겨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탕수육은 시큼한 향이 톡 쏘는 달콤한 소스가 함께 있어서 느끼하지 않았다.

     

    양꼬치에 빠질 수 없는 것은 향신료다. 양꼬치를 시키면 향신료의 한 종류인 '즈란'을 섞은 고추가루가 함께 나온다. 개인별로 제공되는 접시 왼편에는 곱게 갈린 가루가, 오른편에는 곱게 갈지 않은 것이 나온다. 고운 가루는 맵지 않은 것이고 곱게 갈지 않은 것은 매운 가루로 기호에 따라 먹을 수 있도록 한 배려가 느껴졌다. 

     

    차 사장은 “한국에서는 짧은 시간동안 장사를 했지만 점점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차별화된 맛과 친절함 때문이다. 항상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준비한다. ‘연옥 양꼬치’ 상호명도 연길에 있는 손녀의 이름 '가연'과 며느리의 이름 ‘경옥’을 따서 만든 것이다. 앞으로도 고객에게 가족이 먹을 음식이라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