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 의견 수렴 없이 김포한강신도시 Bc-05블록 용도변경LH"법적으로 협의 불필요 앞으로도 계획 없어"
  • ▲ 김포한강신도시 Bc-05블록 전경.ⓒ네이버지도 캡처
    ▲ 김포한강신도시 Bc-05블록 전경.ⓒ네이버지도 캡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기업형 임대주택 '뉴스테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역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LH는 지난달 초 지상 4층 이하 연립주택부지인 김포한강신도시 Bc-05블록을 아파트용지로 변경하기 위한 용도변경 신청을 냈다.

    해당 용지를 뉴스테이 사업지로 판매하기 위해서다. 

    Bc-05블록은 지난 2006년 '한강신도시' 개발계획 승인 이후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는 곳이다. 현재 용적률 100%, 전용 85㎡ 초과, 지상 최고 4층, 총 740가구 규모 연립주택부지로 계획돼 있다.

    LH는 이 부지를 용적률 120%에 지상 최고 12층, 전용 65~85㎡ 총 912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아파트 용지로 용도변경을 신청했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해당 용지에 대한 용도변경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 같은 LH의 용도변경 추진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조망권 훼손과 그로 인한 재산상 피해를 우려하며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임대주택사업 진행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의 마찰은 불 보듯 뻔한 사안이다. 이번 김포한강신도시 Bc-05블록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LH의 불통행정이다.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LH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인접 지역 주민들에게도 어떠한 의견 수렴 없이 사업을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용지가 현재 계획대로 4층 이하 고급타운하우스로 개발될 것으로 알고 있던 지역민들로서는 황당한 경우다.

    공기업으로서 소통을 생각한다면, 사업계획 변경에 앞서 인근 주민의 의견수렴은 당연한 순서다. 하지만 LH는 주민 항의가 들어온 이후에나 의견 수렴 후 공문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한 지역 주민은 "LH에 해당 사업용지의 용도변경을 반대하는 공문을 제출하자, 2~3일 내로 의견을 수렴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조건을 요구하는 등, 재산상 피해를 볼 수 있는 주민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LH에 확인 결과 현재 주민들과 아무런 협의 계획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LH 김포사업단 관계자는 "해당 용지와 관련한 민원에 개별적인 응대는 하고 있다"며 "공식적인 협의는 법적으로 의무가 아니므로 별도로 진행하지 않았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LH가 Bc-05블록 개발과 관련해 주민들과 약속을 어겼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당초 LH가 '김포전원마을 월드메르디앙' 주민들이 산과 들 조망권을 잃는 대신에 Bc-05블록을 4층 고급연립주택가 조성할 것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김포전원마을 월드메르디앙 입주민 중에는 조망권을 확보한 단지라는 이점을 고려, 타 단지 대비 높은 가격에 주택을 매입한 이들도 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주민들의 주장을 인지하고 있다"며 "현재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어떠한 문서도 남아있지 않아, 용도변경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용도변경에서 학교용지로 활용하기 위해 남겨뒀다는 업무용지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해당 업무용지가 다른 용도로 매각될 경우 생활환경 저하가 예상돼서다.

    주민들은 "교육환경 영향평가를 받지도 않은 곳을 학교용지를 위해 업무용지로 남겼다는 LH 주장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며 "평가 결과가 부적합하면 다른 용도로 판매할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LH 관계자는 "주민들이 오해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추후 학교가 필요할 경우를 고려해 업무용지에 이를 반영해 용도변경을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