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차익 일부 환수 문제 해결이 변수"
  • 한국거래소의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증권사들의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거래소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지분가치 및 상장차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당 증권사들의 주가가 활기를 나타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골든브릿지증권은 지난 30일부터 이날까지 1375원에서 1490원으로 8.36% 올랐다. 거래소 지분 7.45%를 보유한 NH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4.09%, 유진투자증권(8.13%)과 부국증권(3.09%) 등도 강세를 보였다.

    거래소의 IPO가 가시화된 덕분에 기존 주주들이 상장차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올랐다는 분석이다.

    최근 합병을 한 NH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은 현재 거래소 지분을 3% 내외로 보유 중이다. 이 가운데 특히 시가총액 규모에 비해 거래소 지분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형 증권사들이 수혜가 더 클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현재 거래소 지분가치는 주당 13만~14만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각 증권사당 평균 지분가치를 산출하면 약 1000억원에 달한다. 올 연초 기준으로 시총대비 거래소 지분가치 비중이 큰 골든브릿지증권(206.1%)과 유화증권(74.2%), 유진투자증권(65.7%) 등 중소형사들의 현금유입 기대감이 크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된 글로벌 거래소들이 대부분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4.4배로 상당히 높은 만큼 현재 증권사들이 적용하고 있는 장부가치 PBR 1.3배 대비 상장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전날 한국거래소지주(가칭)를 설립한 뒤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거래소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거래소를 지주사로 전환한 후 상장시켜 경영자율성을 확립하고 국제화 기반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등을 별도의 완전 자회사로 두게 된다. 올 하반기 법 개정을 마친 후 이르면 내년께 지주사체제로 전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장차익에 대한 일부 환수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2일 브리핑을 통해 "지주회사 IPO 전에 거래소가 그동안 향유한 독점이익의 사회환원 및 거래소가 수행하는 공공기능의 조정 등에 대한 처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상장차익의 일부는 그간 독점이익이 누적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를 위한 공익기금을 설립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용효율화와 신사업(해외진출) 등으로 거래소 상장 시 증권사 지분가치 제고 및 상장차익 기대되지만 정부가 발표한 상장차익 처리방안(출연 및 재단설립)이 변수가 될 것"이라며 "법률적으로 출연을 강제할 수는 없을 것이나, 기존 거래소 독점이익에 대한 사회적 합의 등의 명분으로 차익에 제한을 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