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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를 기억해'에 이미  박보검과 최원영의 정체가 밝혀진 가운데 미묘한 심리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KBS 2TV 월화드라마 '너를 기억해'(극본 권기영, 연출 노상훈, 김진원 제작 CJ E&M)가 정선호(박보검)에 이어 이준호(최원영)의 실체까지 밝혀지며 진실을 향한 마지막 게임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간 이현(서인국)의 주변 인물 중 나이는 물론, 의문스러운 말과 행동으로 시청자들에게 꾸준한 힌트를 남기던 준호와 선호. 때문에 드라마를 지켜봐 왔던 시청자들이라면 두 사람의 정체를 진작 눈치 채고도 남았을 정도였지만, 최원영과 박보검의 연기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시청자들에게까지 놀라움을 선사했다.

     

    지난 8회분에서 드러난 선호의 정체. 그는 이준영(도경수)와 함께 사라졌던 현의 친동생 이민이었다. 선호는 납치된 이후부터 현이 자신을 이준영에게 버렸다고 생각했고 그를 원망해왔다. 둘만의 비밀로 간직하자고 약속했던 자신이 괴물이라는 사실을 현이 준영에게 말했기 때문. 그래서 선호는 현을 미워했고, 그가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를 버린 사람들만을 골라 살인을 저지르며 머릿속으로는 형을 반복살해하고 있던 것.

     

    모든 것을 깨달은 현과 형제로서 마주했을 때도 선호는 평소처럼 이성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내 "형이 버린 순간부터 이미 망가져 버렸다면 어떡할 건데?"라며 현에 원망을 터뜨렸고, 자신을 찾지도 않았다며 쌓아왔던 그리움과 서운함에 눈물을 흘렸다. 이후 다시 본연의 감정을 찾은 듯 쌀쌀맞게 현을 대했다.

     

    하지만 그가 돌아간 후 어깨를 들썩이며 크게 우는 선호의 모습은 20년간 하루에도 수없이 느꼈을 민의 복잡한 감정을 보는 이들도 단번에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차지안(장나라) 아버지의 실종과 연관이 있으며, 현의 아버지를 살해한 후 그의 동생 민이까지 납치했던 극악무도한 살인마 이준영. 그가 현의 옆집에 사는 민간 법의학자이자 법의관인 이준호라는 사실도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그의 실체보다 먼저 밝혀졌던 건 준영의 잔혹한 과거사. 이후 준호가 준영의 친엄마 유골 앞에서 "오랜만이에요, 엄마"라고 읊조리자 두 사람이 동일 인물이었음이 드러났고, 놀라움은 배가 됐다.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그의 정체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존재 자체를 외면당하고, 집안에 감금되어 살아왔던 준영. 말 한마디 섞을 사람 없는 방안에서 그의 외로움과 괴물 본능은 커져만 갔을 터. 그러나 방에서 풀려나는 순간 참아왔던 괴물 본능을 폭발시키며 수많은 시체 없는 살인을 저질러왔던 준영이 지금은 마치 평범한 사람처럼 악의 본성을 숨긴 채 약속대로 현의 옆집에서 그를 지켜보고 있다. 너무나 완벽한 준호의 이중생활과 최원영의 이중연기. 앞으로 남아있는 준호의 이야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현이 너무 밉지만, 맘속에 담아뒀던 그리움이 조금씩 새어 나오고 있는 선호. 그리고 현과 민 두 형제를 지켜보고 있는 준호. 과연 현, 준호, 선호 세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진실게임의 막바지에 다다른 '너를 기억해', 오늘(3일) 밤 10시 KBS 2TV 제13회 방송된다.

     

    [사진 = '너를 기억해' 방송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