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이 올 하반기에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엔저현상(엔화가치 상승)이 계속되는 데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기마저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출 기업이 입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기업 178개사의 지난 7일 현재 3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컨센서스)는 33조49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개월 전과 1개월 전의 컨센서스와 비교할 때 각각 5.57%와 1.24% 감소한 수준이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개월 전에는 35조4670억원으로, 1개월 전에는 33조9128억원으로 각각 전망됐다.

    업종별로는 IT 관련 업종과 경기 관련 소비재 업종의 하락률이 두드러졌다.

    IT가전은 2개월 전에 비해 57.88% 줄었으며 IT디스플레이(-30.59%), IT하드웨어(-21.10%), 호텔·레저(-19.98%), 운송(-17.48%), 미디어·교육(-13.60%), 철강(-13.51%)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2분기 실적 발표 때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시장에 안긴 조선업은 3분기에도 520억원의 영업 적자를 낼 것으로 것으로 전망됐다. 조선업종은 2개월, 1개월 전에는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각각 2720억원과 3357억원의 흑자였다.

    증권가에서 3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추는 것은 각종 지표에서부터 불안 요소들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엔저현상과 중국 경기 부진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엔화 100엔 대비 원화는 935.01원이다. 최근 두 달간 가파른 상승을 보이고 있지만, 1년 전 1000원대를 유지했던 당시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 수출의 70% 가량을 책임지는 중국 경제가 침체될 조짐 또한 큰 문제다. 고속 성장 가도를 달리던 중국의 실제 경제 성장률이 3% 대에 머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둔화세는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다.

    인접국과 관련된 몇 가지 요인 탓에 3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이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의 모습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라며 "근본적으로 수출 물량이 늘어나야 실적이 개선될텐데 3분기에는 뚜렷하게 늘어날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승현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 역시 "하반기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보기엔 어렵다"라며 "환율, 유가 등의 변동성이 커 실적 가시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3분기 실적 개선은 어렵다는 관측이다.

    한요섭 연구원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 이머징 마켓이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라며 "근본적으로 중국 경제가 나아져야 한국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