윽박지르기·고성 없이 분위기도 '시종 화기애애' 의원들도 "문제점 개선해 사랑받는 롯데로 거듭나길 바란다" 주문
  • ▲ ⓒ이종현 기자
    ▲ ⓒ이종현 기자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화제의 주인공은 '신동빈'이었다.

    올해 롯데 이슈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가계부채 등 주요 민생의제를 모두 덮을 만큼 파장이 커, 일찍부터 '신동빈 국감'이 될 것이라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정무위 소속 일부 야당 의원들이 그를 단단히 벼르고 있었던 터라 이날 국감이 과연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날 신 회장은 일반 방문자와 마찬가지로 신분증을 내고 출입증을 받아 다소 긴장한 듯한 표정으로 국정감사장에 들어섰다. 자리에 앉은 그는 차분한 표정으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국감장 분위기는 예상했던 우려 보다 훨씬 부드러웠다. 일부 야당 의원들의 날센 질문공방이 이어졌지만 전체적으로 재벌 총수를 대하는 의원들의 태도에선 '윽박지르기'나 '고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국감장에선 의원들의 추궁보다 "문제점을 빠르게 개선해 사랑받는 롯데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활약상부터 밝히는 등 롯데그룹을 향한 너그러운 모습을 내비치기도 했다.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신 회장이 "사회적 이익을 위해 공존해야 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고맙다"고 까지 했다.

    특히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은 "한국 기업이며 한국 사람이라고 했는데 한국과 일본이 축구를 하면 한국을 응원하느냐"고 물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이에 신 회장도 '활짝' 웃으며 국감장의 경직된 분위기가 풀리는 듯 보였다. 신 회장은 즉답을 피한 채 "지금도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며 함께 웃었다.

    이어 신 회장은 의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시종일관 차분히 답하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롯데그룹의 정체성, 해외계열사 자료 미제출, 호텔롯데의 상장, 롯데의 불공정거래, 면세점 독점, 순환출자 해소 등에 대한 날카로운 물음에도 당황하지 않고 방안을 마련, 실마리를 풀어갔다. 일부 논란과 관련해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모습도 보였다.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확실히 약속할 수 있느냐"고 묻는 질문에 신 회장은 "롯데제과의 지분을 개인적으로 인수했고 TF팀도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답했다.

    대다수가 우려했던 신 회장의 한국어 구사능력 부분도 논란의 소지는 없었다. 우리말 발음이 다소 어색했지만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다. 

    재계 관계자는 "의원들이 해마다 반복되는 '재벌가 망신주기'로 인해 재벌총수 등이 증인으로 참석하기 꺼려한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도 있고, 신 회장 역시 적극적인 개선 의지를 보여 국감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평가했다. 

  • ▲ ⓒ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