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0월 말을 기점으로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는 2000만대를 넘었고, 이는 1997년 1000만대를 돌파한 이후 약 17년 만에 2배에 달한 것이다. 자동차의 증가에 따라 자동차보험 수리비 지급보험금도 지속해서 상승하여 1999년(회계연도 기준) 약 9636억 원이었던 것이 15년 동안 5.47배 상승하여 2014년에 5조 2776억 원을 넘었다.

    부품비가 수리비 지급보험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수입차가 약 59.7%이고, 국산차는 41.9%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자동차보험에서 부품비용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지난해 우리나라 보험사가 부품비로 지급한 금액은 2조 4082억 원으로 전체 수리비의 45.6%를 차지하였다.

    이렇게 중요한 자동차부품의 국내 시장을 들여다보면 철저하게 자동차 제작사 또는 수입사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산차의 부품은 자동차제작사의 독점적 구조에 따라, 수입차의 부품은 수리용 부품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다양한 유통경로에 따라 소비자가 부품의 선택에 관여할 수 있는 여지가 적은 것이 현실이다. 물론 OEM 부품(일명 순정품) 외에 믿고 사용할 수 있는 대안적인 부품의 존재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체부품 인증제도는 고가의 OEM 부품만 선호되는 국내의 비정상적인 정비 관행을 정상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정부가 지정한 인증기관에서 대체부품의 성능·품질을 인증하여 소비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인 것이다.

    대체부품 인증제도는 올해 1월 시행되어 지난 7월 최초의 인증제품(BMW 5시리즈 좌·우 휀더)이 출시되었다. 인증제도의 도입 후 지금까지 단 2개의 인증부품만 출시된 것을 두고 미진한 상황으로 오해되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총 14회의 인증시험이 수행되어 2개의 인증부품만 출시된 것은 역설적으로 양질의 대체부품만 합격한다는 인증제도의 신뢰성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현재 제공하는 인증부품은 OEM 부품가격의 50% 수준으로 공급되고 있어 인증부품의 가격도 저렴할 뿐 아니라, 앞으로 인증제도가 활성화되면 OEM 부품가격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 CAPA(Certified Auto Parts Association)에 따르면 인증제도 도입으로 기존 OEM 부품가격이 약 30% 인하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보고되었다.

    국토교통부는 인증부품의 사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소비자의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와 인증품에 대한 수리거부 금지 등 관련 법률 및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외장부품에 대한 디자인권 보호 기간을 조정하는 디자인보호법 개정은 한층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어, 관련 부처와의 협업은 꼭 필요한 사항이라는 판단이다. 이러한 노력이 인증제도가 조기에 정착되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이상돈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