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서울 시내면세점 대전서 롯데 참패 불구신동주 경영권 차지 위한 입씨름 지속업계선 "무엇을 더 잃어야 마침표를 찍을까?" 걱정도
  •  

    지난 14일 치러진 제2차 서울 시내면세점 대전에서 롯데는 참패했다. 이로 인해 매출 4820억원 규모의 잠실 월드타워점 운영 특허권을 잃게 됐다.

     

    더욱 뼈아픈 건 면세점 노하우가 전무한 두산과의 전면전에서 패배했다는 것이다. 20년 넘게 면세점을 운영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롯데로선 자존심에 크나큰 상처를 입었다.
     
    이렇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다름 아닌 그룹 경영권을 놓고 신동주·동빈 두 형제가 벌이는 집안 싸움 탓이다. 면세점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오너를 중심으로 전 임직원이 하나로 뭉쳐 특허권 따내기에 몰두할 때 롯데만은 그러지 못했다.

     

    경영권에 눈이 멀어 1000여명이 넘는 직원들의 밥줄이 달린 중요한 문제를 앞두고도 이들 형제는 '벼랑 끝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기에 급급했다.

     

    면세점 결과 발표(14일)를 이틀 앞둔 지난 12일 신 전 부회장은 일본에서 기자 회견을 자청했다. 이 자리에서 신 전 부회장은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를 비롯 롯데 등 롯데그룹 계열사 4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면세점 사업에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또다시 그룹을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넣는 행위였다. 경영권에 집착한 나머지 직원들이 받을 고통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월드타워점에 대한 특허권을 상실했고 직원들은 혹여나 일자리를 잃을까 전전긍긍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롯데면세점이 월드타워점 직원을 롯데월드몰 입점 계열사 등을 통해 전원 고용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현재 월드타워점에는 롯데 소속 직원 150여명과 입점 브랜드 파견직원 1000여명 등 13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관세청이 시내면세점 선정 결과를 발표한 다음날에도 이같은 행태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면세점을 잃은 안타까움 보다는 여전히 경영권에만 집착했다. 

     

    실제 17일 SDJ코퍼레이션측이 공개한 대화록을 보면, 15일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생일을 맞아 신씨 가족들은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였지만 경영권 문제로 또다시 얼굴을 붉히고 말았다.

     

    이날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이사회를 마음대로 움직여 나를 그만두게 한 것이 맞느냐?"고 추궁하면서 "1주일안에 나과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원위치로 돌려 놓으라"고 요구했다.

     

    이에 신 회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지만 확인각서를 받으려고 하자 "나는 사인하기 싫다"고 말한 뒤 밖으로 나가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알토란 같은 면세점을 잃고도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입씨름만 벌였던 것이다.  면세점 하나쯤 잃은 것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이다. 앞으로 무엇을 더 잃어야 경영권 분쟁에 대한 마침표를 찍을까.

     

    신씨 3부자가 경영권의 굴레에 갇혀 있을 때 다른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 그만큼 롯데는 뒤쳐질 수 밖에 없다.

     

    하루 빨리 경영권의 굴레를 벗고 기업경영에 집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앞으론 면세점을 잃는 것만으로 끝난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