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수도권 미분양 증가세 "공급과잉 우려"

  • 연초부터 달아오른 분양시장에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 초기 계약률과 1순위 청약률이 동반하락하고 있어 공급과잉에 따른 부작용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8.6대1로 9월(16.1대1)에 비해 절반으로 감소했다.

    일반분양은 지난 9월 2만5449가구에서 10월 4만1422가구로 62.8% 늘었으나 1순위 청약자 수는 감소한 것이다. 실제 1순위 청약자 수는 9월 41만222명에서 10월 35만5911명으로 약 13% 줄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분양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분산돼 청약률이 낮아지고 있다"며 "일부 단지가 고가에 분양하면서 청약자들이 눈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분양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민간택지에 적용하던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여기에 부동산 호황기를 맞아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최대한 높게 책정하는 분위기다. 최근 서울 강남 지역에서 분양하는 단지가 3.3㎡당 4000만원을 넘어서면서 고분양가 불을 지피기도 했다.

    초기 계약률(분양 후 6개월 기준)도 떨어지고 있다. 통계청의 지역별 민간아파트 평균 초기분양률 자료를 보면 올 3분기 전국 초기분양률은 87.7%로 조사돼 2분기(92.2%)보다 4.5% 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78.3%, 4분기 84.7%, 올 1분기 89.5%로 상승하던 추세가 멈춰 선 것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분양이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결국 수요자들은 우수한 입지와 합리적인 분양가로 책정된 단지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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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건설사들의 새 아파트 공급은 여전히 많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2월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예정)은 3만6872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예년 3년 평균 12월 물량(1만9589가구)보다 88%(1만7283가구)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3만1742가구) 비교해도 약 5000가구 늘었다. 특히 오는 27일에만 전국 35개 단지에서 약 2만3000가구가 분양된다.

    겨울 비수기에도 대규모 공급이 이어지고 있지만, 공급이 늘어난 만큼 미분양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월 수도권 미분양은 1만5576가구로 전월(1만4549호) 대비 7.1%(1027가구)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264가구, 인천 2802가구, 경기 1만2510가구로 전월 대비 모두 증가했다.

    남상우 부동산114 연구원은 "분양가상한제 탄력적용, 청약제도 간소화 등 시장여건이 좋아지면서 연말까지 예정된 분양물량이 상당하다"며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집단대출 관리 점검에 나서면서 건설사들이 막바지 신규사업을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5일 주택업계와 조찬 간담회에서 "최근 주택 인허가가 과거 추세에 비해 빠르게 증가해 시장에 부담될 수 있다"며 "앞으로 적정 수준의 주택공급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