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최연소 CEO취임 이후 9년째 최장수 연임 중 업계 "그동안의 호실적으로 연임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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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을 앞두고 임기가 끝나가는 금융투자업계 수장들 중 내년 3월 한국투자증권 정기주주총회에서 또 한번의 기록이 세워질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사진)의 재선임안이 승인되면 2007년 취임 이후 9번째 연임을 하게 된다. 올해로 9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는 유 사장의 10년 집권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증권사 현직 CEO 가운데 가장 오래 자리를 지키게 되는 것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문경영인이 이끄는 21개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현재 5년 이상 재임중인 CEO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서태환 하이투자증권 사장,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등이다. 그만큼 연임이 쉽지는 않다는 뜻이다. 상법상 CEO의 임기는 3년이지만, 대부분 증권사는 CEO 임기를 1년이나 2년 단위로 재선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상황속에서 유 사장이 장수 CEO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가 실적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4년 연속 순이익 업계 1위를 기록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제까지 유 사장의 연임 비결은 안정적 수익구조를 통해 이익을 늘리고 이를 통해 자기자본을 키우는 선순환 구조를 꾸준하게 이행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는 예상과 달랐다. 3분기 증권사 실적 발표 결과, 메리츠종금증권이 709억원으로 업계 1위에 오른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

    지난 17일 한국투자증권은 연결기준으로 올해 3분기에 5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분기 1231억원에 비해 56.8% 감소한 실적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2.5% 감소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전 분기 대비 3분기 순이익은 다소 감소했지만, 이는 홍콩증시 약세로 ELS 발행 및 조기상환이 원활하지 않아 ELS 운용 손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실적 감소를 놓고 유 사장 연임 가능성을 언급하기에는 조심스럽고, 내년 3월 주총에서 결정날 사항이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유 사장의 연임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적이 조금 못미치긴 했지만 그동안 한국투자증권이 호실적을 이어간 만큼 유 사장의 연임이 올해도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업 수장의 연속성이 유지돼야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어 시장자체가 증권사 CEO 연임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설립과 대우증권 인수전 등 주요 이슈가 산적한 상황에서 CEO 교체는 부담스러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