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메르스 여파에 돌파구 모색··· 옴니채널· 중국 모바일시장 관심

  • 올해 패션업계는 메르스 여파로 장기적인 내수경기 침체, 백화점 침체 등 상반기 크게 위축이 된 가운데 하반기에 들어서부터 적극적인 움직임과 투자로 조금씩 활기를 되찾으며 한숨 돌리고 있다.

    무엇보다 메르스 탓에 극심한 오프라인의 매출부진을 돌파하기 위한 패션기업들의 잇따른 온라인 진출이 돋보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 간 경계가 사라지면서 패션업계는 소위 '엄지족'들을 잡기 위해 보다 활발한 온라인 진출을 시도했다.

    패션협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지난 7월 모바일 쇼핑거래액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2조 원을 돌파했다.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 쇼핑 거래액 비중이 2014년 31%에서 41.6%(3분기 기준)로 늘었다.

    이처럼 온라인, 그중에서도 모바일 쇼핑객 증가로 국내 패션 업체들은 'SSF(삼성패션)숍' 등 옴니채널을 열고 시장 변화에 대응했다. 

    중국 온라인 시장을 공략하는 움직임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중국 온라인 시장은 미국보다 40% 이상이 큰 500조 원 규모(2014년 기준)로 몇년간 꾸준하게 신장하고 있다. 국내 패션기업들은 관시(關係)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중국 시장에 단독 온라인몰보다는 알리바바와 티몰 등 유력 업체가 운영하는 쇼핑몰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진출하고 있다.

    패션업계가 시장에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사이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돋보적인 매출 실적을 달성해 주목을 받았다. 일본업체인 유니클로는 한국에 진출한 지 10년만에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연 매출 1조 원을 넘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인 K2와 블랙야크가 연매출 7000억 원대, 코오롱스포츠는 6000억 원대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가히 독보적인 행보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라이프웨어(LifeWear)라는 콘셉트를 추구하며,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뛰어난 기능과 디자인의 옷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해온 것이 성장 비결"이라고 전했다.

    반면 한때 등골브레이커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승승장구하던 아웃도어 시장은 어느덧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몰락했다. 국내 패션 대기업브랜드들마저 크게 고전하는 현상이 벌어졌는데, 업계는 불규칙한 날씨에 따른 물량 조절 실패, 과열 경쟁과 잦은 세일 등이 아웃도어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주 요인으로 분석했다.

    패션 트렌드에선 '스마트 웨어'의 해였다. 스마트 테크놀로지와 패션의 결합은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삼성물산패션부문(구 제일모직)이 선보인 정보기술(IT)과 패션을 접목한 '스마트 수트'의 혁신에 힘입어 올 한해 기성복은 물론 경쟁이 치열한 아웃도어 의류, 액세서리, 시계 기업들이 IT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속속 내놨다.

    최근엔 블랙야크가 스마트폰으로 재킷의 온도를 조절하는 웨어러블 제품 '애크온'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고, 웨어러블 업체 '직토'와 삼성물산 간의 MOU 체결은 향후 업계의 업무 프로세스까지도 스마트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임을 보여줬다.

    이와 함께 하반기께 복고풍 바람이 가세해 패션시장의 활력을 북돋워 줬다. 현재 상영하고 있는 tvN 드라마 응답 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80년대 복고 패션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패션 브랜드들은 과거 유행했던 맨투맨 티셔츠·항공 점퍼·체크 셔츠 등의 '복고 라인'을 줄이어 선보였고, 홈쇼핑업계도 이에 가세해 복고를 주제로 한 이벤트를 운영하고 복고풍 아이템 판매에 나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복고의 욕구는 힘든 상황에 놓였을 때 더욱 강해지는데 스트레스·고독·치열한 경쟁 등을 경험하는 요즘 시대에 복고를 더욱 찾게 된다"며 "경제 위기와 함께 '응답하라' 시리즈의 영향으로도 한동안 복고 상품 판매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