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천만원대 농약살포용 드론 등장, 수작업 40배 효율
  • ▲ 드론 상용화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산업전반에 드론을 활용한 융합화 바람이 한창이다ⓒ
    ▲ 드론 상용화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산업전반에 드론을 활용한 융합화 바람이 한창이다ⓒ

     

    드론 상용화가 성큼 다가왔다.

    드론에 상상력을 결합한 산업화의 물결이다. 영화 제작, 건설현장, 감시, 스포츠 등 많은 부분에서 이미 드론 활용이 각광받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점차 고도화된 비즈니스 모델이 선을 보인다. 농약살포, 인터넷 보급, 배송, 재난예방 및 구조, 일반 레저까지 광범위하게 드론이 활용·연구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분야는 농업 분야다. 100년전 도입된 항공 살포, 20년전 시작된 무인기 이용을 뛰어넘을 태세다.

    이달 초 한국인터넷진흥원은 '2016년 드론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부터 2020년까지 농약살포 등 상업용 드론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19%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군사용 드론 5%의 4배에 육박했다.

    무인기국제협회(AUVSI)에서는 전체 상업용 드론 시장의 80%를 농업분야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50억 달러 수준이던 드론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이면 100억 달러로 성장하고 이중 80%가 농업분야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일본은 2013년까지 2500여대의 농업용 드론이 판매돼 전체 논의 40%에 드론으로 살충제와 비료를 살포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 중국 등 드론 강국에서도 농업용 특수목적 드론의 상용화가 눈 앞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한국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 ▲ 지난 8월 구미에서 시연된 드론 농약 살포ⓒ구미시청 홈페이지 캡처
    ▲ 지난 8월 구미에서 시연된 드론 농약 살포ⓒ구미시청 홈페이지 캡처


    #지난 8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무인기 재배단지인 경북 구미시 산동면 성수들에서는 기존의 무인 헬기 대신 드론을 이용해 논에 농약을 살포하는 첫 행사가 열렸다. 10리터 정도의 농약을 실은 드론은 연신 뜨고 내리기를 반복하며 성공적으로 방제작업을 수행했다.

    수작업에 비해 40배나 더 효율적이라는 평가였다. 7000만원대로 평균 2억~3억원대의 무인 헬기 보다 저렴한데다 유지관리비용도 훨씬 적게 든다. 사고 위험성도 낮고 조종이 쉽다는 장점도 금세 부각됐다.

    # 농약살포용 드론 가격은 내년이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세계 최대의 드론 제조사인 중국 DJI는 내년 한국 시장을 타깃으로 7천만원대의 국산이나 일본 야마하 제품 보다 50% 이상 낮은 가격의 드론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미 국내 인증 절차를 모두 마친 상태로 출시 일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드론시장에 거센 '차이나 돌풍'이 불 전망이다.

    DJI MG-1 시스템은 언제나 일정한 높이에서 작물에 농약을 살포하기 위해 웨이브 레이더를 사용하고 있다. 드론의 몸체 아래 화학물질을 나를 수 있는 탱크가 설치돼 있으며 압력 살포 시스템을 통해 네 개의 노즐로 화학물질을 공급한다.

    방수, 방진, 부식 방지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10kg의 하중을 실을 수 있다. 한 번에 12분을 비행할 수 있으며 매 시간 약 4만㎡의 농장에 방제작업이 가능하다. 자동 모드, 반자동 모드, 수동모드가 있어 조종이 손쉽다.

     

  • ▲ 내년 반값 드론시대를 열 중국 DJI 제품ⓒ
    ▲ 내년 반값 드론시대를 열 중국 DJI 제품ⓒ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인 미국의 GJI는 매 시간마다 수 에이커의 농장에 방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가능한 드론을 개발했다. 상업용 드론업체인 케스프리와 패럿SA 역시 농업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들은 농약 살포 뿐 아니아 경작지 정보수집 등 광범위한 작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전국의 지자체와 농협에서는 내년부터 이같은 농업용 드론을 적극 활용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드론 붐은 산업전반으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물류·운송 사업 분야에서는 거대 글로벌 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지며 기술 개발 및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마존, 월마트, 알리바바, DHL 등 거대 물류 기업들이 드론을 활용한 물류서비스 개발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거대한 운송 혁신이 예고되고 있다.

    드론을 활용한 재난 대비 및 구조 영역도 각광받고 있다. 심장마비로 인한 사고자 발생 시 드론이 신속히 사고자의 위치로 자동제세동기를 배달하고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전문가가 상황 및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해 응급처치를 시행한다.

    IT·통신 산업에서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드론을 이용해 전 세계에 무상 인터넷을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일본은 공공사업에 드론 및 IT 건설기계 사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에 우선 공공사업의 20%, 2020년에는 모든 공공사업에 의무화된다.

     

  • ▲ 재난 구호물품을 운송중인 드론ⓒ제공=국민안전처
    ▲ 재난 구호물품을 운송중인 드론ⓒ제공=국민안전처

     

    우리 정부와 민간도 모두 잰걸음을 시작했다.

    # 지난 9월 강원도 평창에선 국내에선 처음으로 드론 레이싱 대회가 열렸다. 전문가는 물론 민간 마니아들까지 잔뜩 몰려 드론의 눈을 통해 스릴을 만끽했다.

    앞서 서울시소방재난본부는 지난 8월 적외선 카메라가 달린 재난 구조용 드론을 현장에 도입했다. 고층건물 화재나 산악·수난사고 실종자 수색 등 각종 재난현장에서 톡톡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7월 말 강원 평창군 진부면에서 드론을 이용한 민관합동 재해구호물자 지원훈련을 벌였다.

    # 29일부터 전주 완산체련공원 반경 3.6㎞ 상공이 드론 전용 공역으로 지정됐다. 10㎢ 넓이로 여의도의 3배가 넘는다.이곳에선 드론이 날아다니는데 문제가 없는지, 향후 국내에 적합한 상용서비스는 무엇인지 등을 종합 검토한다.

    2017년 말까지 2년간 전주 완산구 일원을 비롯해 전남 고흥, 강원 영월, 대구 달성, 부산 해운대 등 전국 5곳에서 드론 상용화 시범사업을 펼치기로 한 국토부는 소형 택배물품 배송부터 산불과 병해충 감시, 지적 측량과 해안선 관리, 고층 시설물 안전진단과 항공 레포츠 등 다양한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에 1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도서·산간 지역 택배나 철탑 등의 점검에 드론을 활용하는 사업을 시범 추진키로 했다. 이르면 내년 3월 관련 분야 사업을 공고하고 2~3건을 선정해 곧바로 지원한다.

    전력·가스 등 에너지설비 점검이나 드론을 기반으로 한 우체국 택배 배송 등이 시범사업 대상으로 꼽힌다. 또 전남 고흥에 국가 종합 비행성능시험장을 구축하고 드론 투자유치 포럼을 비롯해 국제 세미나와 경연대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바야흐로 '드론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 ▲ 재난 구호물품을 운송중인 드론ⓒ제공=국민안전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