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소통 창구서 각종 비난·의견 충돌 SNS, 확인 없는 글 게재에 곤혹 치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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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대학 커뮤니티가 학내 비판, 의견 대립 등이 난무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대학가 소식을 학생들이 전달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와 비슷한 형태인 SNS '대나무숲' 등은 손쉽게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통 창구가 확대됐다. 하지만 비판글, 미확인 내용 등이 오르내리면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대학가에 따르면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대학 소식을 전달하는 '대나무숲' 'OO대 대신 전해드립니다' '어둠의 대나무숲' 등이 운영되고 있다.

    고려대 '고파스', 이화여대 '이화이언', 서울대 '스누라이프' 등 대학 커뮤니티 사이트의 경우 재학생에게만 발급되는 학내 이메일 등으로 인증을 받아야 회원가입이 가능한 반면 SNS '대나무숲' 등은 '팔로잉' '좋아요' 클릭 한 번으로 접근이 손쉽다.

    이를 통해 학내 분실물 안내, 강의 자료, 고민 상담 등을 통해 학생 간 소통이 확대됐고 익명글을 보장하면서 다양한 의견이 등장했다.

    하지만 별도 인증 없이 외부인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 의견이 난무하고 대학 운영 정책 비판, 사실 확인 없는 정보, 의견 충돌 등의 양상을 보이면서 소통이 아닌 문제 제기에만 관심이 높아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경대 대나무숲'에서는 서경대 청운관 학생식당에서 구더기가 들어간 밥이 나왔다는 '서경대 구더기밥' 사건이 논란이 됐고 여자기숙사 흡연 문제로 파장을 일었다.

    '숙명여대 대나무숲'에는 남학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불륜을 조장하는 듯한 내용이 게재하면서 남성을 혐오하는 '남혐' 댓글이 빗발쳤다.

    웅지세무대의 학교 급식 문제를 지적한 '웅지세무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에서는 학식을 음식쓰레기로 비유했고 '가쳔대 대나무숲'에는 산업디자인과의 악습이 고발되자 익명의 글을 게재한 학생을 찾겠다며 운영자에게 '(이름)초성을 알려달라'는 글이 등장해 논란이 됐다.

    새벽 시간대 여학생을 상대로 일본인처럼 행동하는 남자들이 길을 물어보면서 위협적인 행동을 한다는 글이 '단국대 대나무숲'에 등장하자 학내 치안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고 '한양대 대나무숲'에서는 '인문대 매점 대금 거부' 관련 사진이 게재되자 '남의 금 전거래에 관여하냐' '학교가 일절 관심없다' 등 학생 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A대학 관계자는 "우리도 모르고 있는 내용이 SNS에 게재되면서 논란이 됐다. SNS에 먼저 문제를 지적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B대학 관계자는 "SNS 대나무숲에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사실이냥 공개되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자유 발언은 좋지만 사실과 다른 글이 등장하고 각자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대응해야할 지 고민된다"고 토로했다.

    대나무숲 등으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지만 수위가 높아지면서 SNS의 역기능이 대학가의 갈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이훈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개별사용자들이 SNS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일반 담론에서 확성기 역할을 하는 것이라 보여진다. 소셜미디어에서 비판하는 것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위협성을 포함한다는 사실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