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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DB산업은행의 새 수장인 이동걸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12일 취임식을 갖고 산은의 새 시작을 알린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간소하게 비공개로 취임식을 진행한 뒤 곧장 업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4일 금융위원회의 제청으로 산업은행 회장에 내정된 뒤 설 연휴기간까지 부서별로 업무보고를 꼼꼼하게 챙겨온 것으로 전해졌다.


    ◇ "007 출근 없다" 노조와 2시간 토론

  • 이동걸 산업은행 신임 회장ⓒ 금융위 제공
    ▲ 이동걸 산업은행 신임 회장ⓒ 금융위 제공

    산업은행 노조가 강력하게 '비(非) 전문가 측근 인사 철회'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 회장이 11일 노동조합 직원토론회에 참여하면서 상당 부분 누그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날 2시간가량 노동조합의 지원토론회에 참석해 공식 출근 전 노조와 소통하는 모습을 내보였다. 앞선 회장들이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007작전을 방불케하는 출근 전쟁을 치렀던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40년 간 금융업에 종사하며 경험과 신뢰를 바탕으로 현재 위기를 돌파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또 "산은 수장 자리가 마지막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신뢰를 쌓는 데 주력했다. 


    ◇ 정책금융 우려 불식? 첫 과제는 현대상선

    금융위는 앞서 이 회장의 임명을 박근혜 대통령에 제청하면서 "산은이 당면한 기업구조조정 추진과 실물경제의 활력을 적극 뒷받침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당장 이 회장은 기업구조조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대상선 구조조정과 자회사 매각,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등이 첩첩산중으로 쌓여있다.

    노조가 격렬히 반대했던 '정책금융 경험이 없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느냐, 노조의 주장이 맞는 지 확인시키느냐는 오로지 그의 손에 달렸다.

    현재 현대상선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조건부 자율협약을 맺은 상태지만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일은 사실상 시간문제다. 현대상선은 산은에 자구안을 제출하기 앞서 해외 선주들을 대상으로 용선료 협상 등 채무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128개에 이르는 자회사 매각도 속도를 내야 한다. 정부는 정책 목적을 달성한 기업은 그동안 투자했던 지분을 2018년까지 매각하기로 했다. 산은이 5% 이상 지분을 가진 곳은 377곳으로 15%이상을 보유한 자회사는 128개이다.

    올해 산은이 구조조정부문과 투자 관리실을 나란히 신설한 것도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산은 회장으로서 당장 현대상선. 대우조선해양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있다. 실력 발휘를 잘할 지 금융권·산업계 등의 눈이 쏠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