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시 홈페이지 캡쳐
    ▲ ⓒ옥시 홈페이지 캡쳐



    "그동안 티나인으로 축적한 돈이 수백억이 넘을꺼야."

    "대체 그 많은 돈을 어디다 쓴다는 거야?"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자금으로 쓰는거지. 티나인 소송을 막아야 하니까. 도박으로 하루밤 수백억을 날린적도있어. 여자 문제도 끊이지 않아서 거기 들어가는 돈도 엄청나다는 소문이야."

    "사람들이 암에 걸려서 죽던 말던 결국은 돈이 먼저라는거네."

    "한마디로 요약하면 '개'라는 거지"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의 한부분이다. 드라마를 보는데 묘하게도 '옥시'가 오버랩된다. 대한민국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주역 '옥시 가습기 살균제'로 대사를 바꿔도 큰 무리 없어 보인다.    

    '몬스터'는 극중 도도그룹이 일급 발암물질이 포함된 코팅제 T9(티나인)을 은폐하는 내용을 담았다. 도도그룹 계열사 도도화학이 중소기업과 기술제휴를 맺고 발암 확률을 20%나 증가시키는 화학물질 티나인 코팅제를 도입한 것. 안전성보다 돈, 저렴하다는 이유에서다. 몬스터는 '비자금' 조성을 위해 발암물질의 위험성을 감추는 기업의 추악한 이면을 고발하고 있다. 

    도도그룹은 티나인 코팅제를 그릇, 의류, 완구 등 전 계열사 제품을 사용한 후 피해자가 발생해도 무시하고  제품생산을 강행했다. 공장 근로자들이 암에 걸리자 돈으로 입막음을 했다. 도도화학 공장에서 티나인 유출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이를 무마하기 위한 기업의 악행을 고스란히 담았다.

    옥시는 오늘 오전 11시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한 회사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발생 이후 5년만이다. 옥시레킨벤키저 한국법인장 아타 샤프달 대표가 참석해 영국 본사 차원의 보상 계획을 발표할지가 관건이다.

    물론 이번 발표로 옥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고 사망한 분들의 넋을 달랠수는 없다. 국민의 공분을 보듬을 수도 없을 것이다. 이미 엎지러진 물이다. 그 물을 다시 주워담을 순  없지만, 빠르게 딱아낼수 있는 기회는 있었다. 옥시가 엎지른 물은, 장판밑으로 스며들어 썩은 곰팡이를 피어내고 있다.

    옥시 임직원은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중이던 3월 24~27일 '사과'와 '대책마련'이 아닌 태국 파타야로 '포상휴가'를 떠났다. 2011년 옥시가 공시를 중단한 이후 매년 2500억~2800억원 수준의 매출에 2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린 데 대한 포상이다. 포상휴가인 만큼 일정 대부분이 관광이었다. 이런 기업이 어떻게 대한민국에 존재하는지가 의문이다.

    '몬스터'의 대사가 머리속을 맴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개'라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