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친구 도움으로 한국 생활 적응
  • ▲ (왼쪽부터)외국인 유학생 디요라(우즈베키스탄·덕성여대 2학년), 다리수렌(몽골·한성대 15학번), 수 미앗 나잉(미얀마·동국대 일반대학원 2학년).ⓒ뉴데일리경제
    ▲ (왼쪽부터)외국인 유학생 디요라(우즈베키스탄·덕성여대 2학년), 다리수렌(몽골·한성대 15학번), 수 미앗 나잉(미얀마·동국대 일반대학원 2학년).ⓒ뉴데일리경제


    한국에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외국인 유학생의 증가는 한류 인기 등으로 관심이 부쩍 늘어난 것이 한국 방문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5월 가정의달을 맞아 외국인 유학생 3명으로부터 그동안 한국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가장 컸다.

    18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은 올해 3월 기준 10만6138명으로 2011년 8만8468명보다 2만명가량 증가했다.

    지난 2월 외국인 유학생 체류 인원이 10만명을 넘어서면서 국내 교육기관의 위상도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4년 8월 처음 한국 땅을 밟은 디요라(24·여)씨는 현재 덕성여대 국어국문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그녀는 현지 중학교 재학 중 일주일에 한 차례 진행되는 한국어 수업을 통해 한국 문화를 알게 됐고, 고교 진학 후 시작한 한글 공부는 한국 대학 입학으로 이어졌다.

    디요라는 "우즈베크 현지에서는 한국 드라마를 많이 방영한다. 한글 공부를 많이 했고 덕성여대로 진학 후 한국 문화 적응을 위해 많이 노력했다. 이를 위해 벽을 세우지 않았고 잘 받아들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처음 한국은 낯설었지만 한국어 실력이 부쩍 늘면서 지금은 대학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그녀는 "한국에서는 친구를 만나면 매번 반갑게 맞이하지만 우즈베크에서는 그렇지 않다. 과일 가격이 비싸 아쉽기도 했는데, 한국에서 길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을 정도로 잘 되어 있어 도움 없이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성대 경영학과 15학번으로 올해 한국 생활 3년차를 맞은 다리수렌(21·여)씨는 그동안 살던 몽골과 다른 환경에 고생을 겪기도 했다.

    다리수렌은 "동생과 함께 처음 한국에서 자취생활을 했는데 한국어도 서툴렀고 교통카드 개설 과정이 어려웠다. 전공 수업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과제에 소요되는 시간이 많아 아쉽기도 했다"며 한국 생활 초반 적응에 어려웠던 부분을 전했다.

    바다가 없는 몽골에서 그동안 해산물을 손쉽게 구경할 수 없었지만, 생선 등 해산물이 포함된 한식이 많은 것에 그녀는 난감하기도 했다.

    몽골에서는 다른 사람과 부딪치면 미안하다는 표시로 손을 잡는 데 한국에서 똑같은 행동은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여름철 높은 습도, 모기 등은 적응해야 할 부분이었다.

    그녀는 "처음 한국에서 해산물 냄새도 못 맡았는데 지금은 조금 나아졌다. 몽골에는 모기가 없는 반면 한국은 많았다. 병원 치료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감기만 걸려도 집에만 있을 정도였다. 학교 외국인센터에서 지원을 많이 받았고 한국인 친구들이 멘토로 도와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동국대 일반대학원 경영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수 미앗 나잉(26·여)씨는 그동안 한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미얀마 국적으로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편리한 교통과 안전한 환경 등은 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다만 한국 생활 중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명심하고 또 명심했다.

    수 미앗 나잉은 "대학원 1학년 시절에는 밖에 나가지 못할 정도로 공부만 했다. 2학년 진학 후에는 인턴, 통역 등 다양한 부분을 경험했다. 한국에 더 오래 있고 싶고 미얀마로 돌아간다면 한국계 기업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생활은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독감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애를 먹기도 했고 아직 한국음식에 대한 적응은 진행 중이다.

    그녀는 "독감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은 적 있다. 그때 병원 측에서 돈이 많이 나온다고 설명했는데 치료부터 해줬으면 했다. 아직 한국 음식 중 매운 닭요리와 청국장은 먹지 못한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한국 생활 2~3년째를 맞이한 이들에게 가장 큰 그리움은 '가족'이다.

    디요라는 "외국 생활은 건강을 잘 챙겨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한국에서 나들이 나선 가족들을 보면 엄마가 보고 싶어 울컥하기도 했다. 자주 전화를 하면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다리수렌은 "집에 가고 싶고 현지 친구들이 보고 싶었다. 가족들과 전화를 하면서 많이 울었다"며 그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수 미앗 나잉은 "한 번은 길에서 울음을 터뜨릴 정도로 외로웠다. 가족과 많이 연락을 했고 한국인 친구들이 많이 도와줬다"고 전했다.

    먼 타지 생활이지만 대학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한국 적응에 큰 도움이 됐다.

    동국대는 재학생을 대상으로 매 학기 외국인 학생의 캠퍼스 적응 등을 돕는 '동국벗'을 선발하고 있으며 유학생의 학생증 발급, 통장 개설, 휴대전화 개통, 통역 등 세부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덕성여대의 경우 '덕성 버디 제도'를 통해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 학생을 1대 1로 연결, 학교 생활 등을 지원하고 한국문화체험 프로그램·문화 행사 등을 마련해 이들의 적응을 돕고 있다.

    유학생 지원 프로그램으로 한성대는 한국어 교육을 비롯해 건강검진, 한국 생활을 돕는 앰배서더, 봉사단 등을 운영 중이다.

    수 미앗 나잉은 "석사 논문을 한국어로 작성하는 데 교내 '한국어 클리닉'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동국대 버디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부분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디요라는 "한국 학생들과 유적지 등을 탐방하는 기회도 있었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친구를 사귀는 계기가 됐다. 학교 직원들이 설 명절을 함께 할 정도로 친해졌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다미수렌은 "학교에서 많은 도움을 줬는데 졸업 후 한국 회사에 취직하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