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용선료 인하 협상 청신호 소식에 주가 급등한진해운, 해외선주 대놓고 거부에 선박 억류까지
  • ▲ 현대상선(왼쪽)과 한진해운(오른쪽)의 컨테이너선 모습.ⓒ각 사
    ▲ 현대상선(왼쪽)과 한진해운(오른쪽)의 컨테이너선 모습.ⓒ각 사

해운 구조조정의 최대 분수령이 될 용선료 인하 협상을 놓고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용선료 인하를 강하게 반대해 왔던 해외 컨테이너 선주들이 현대상선이 제시한 용선료 인하 방안을 수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법정관리가 거론될 정도로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현대상선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이같은 소식에 당사자인 현대상선 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명했다. 현대상선 측은 "용선료 인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지난 26일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체결 관련 보도에 대해 금융권에서도 "협상 타결이 진전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용선료 조정이 합의된 사항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기간내 협상 결론까지 도출하기 위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용선료 협상에서 소극적이던 영국선박 업체 조디악이 협상테이블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 고무적이다. 관련업계에서는 협상 테이블에 나선 것만으로도 진전이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인하 협상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오랜만에 증권시장에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1시48분 현재 현대상선 주식은 전일 대비 2790원(29.65%) 뛴 1만2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한진해운은 아직 협상 초반이어서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한진해운은 캐나다 선사인 시스팬이 공식적으로 용선료 인하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난항에 빠졌다.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게리 왕(Gerry Wang) 시스팬 최고경영자는 "용선료 협상에 절대 임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시스팬은 한진해운에 선박 7척을 대여하고 있다. 시스팬 뿐만 아니라 독일 선박펀드인 KG펀드도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이 용선료 협상을 벌이는 해외선주는 모두 23곳으로 현대상선보다 1곳 많다. 현대상선이 주로 그리스의 대형 선주들에게 배를 빌린 반면 한진해운은 독일과 캐나다 등 다양한 국적의 선주들에게 배를 빌렸다. 다양한 선주들과 각각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게 관련업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설상가상으로 해외선주 한곳은 한진해운이 용선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벌크선 1척을 억류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남아공 법원에 용선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한진은 여러 선주에게 모두 1100억원의 용선료를 연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억류 사태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용선료 인하 협상 뿐만 아니라 한진해운은 현대상선보다 기사회생 가능성이 작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대상선보다 덩치가 큰 한진해운은 얼라이언스 가입은 순조로웠지만, 그룹 본사의 도움 없이는 용선료 인하 협상도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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