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선입견으로 회사 불신… 경쟁력 강화 사업개편 꿈도 못 꿔매출 3조 물류회사 탄생하나?… 홍원표 사장 "주주가치 훼손 없다"
  • ▲ 홍원표 삼성SDS 사장. ⓒ뉴데일리.
    ▲ 홍원표 삼성SDS 사장. ⓒ뉴데일리.


    삼성SDS가 물류사업 부문을 떼어내는 분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분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나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인적분할이 유력해 보인다.

    실제 삼성SDS는 현재 인적분할을 먼저 검토하고 있다. 주주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서다. 홍원표 삼성SDS 사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회사 분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이 같은 그림대로 인적분할이 이뤄진다면, 주주들 입장에선 나쁠 게 없다. 오히려 나뉜 두 개 회사가 함께 성장할 경우 큰돈을 벌 기회도 잡을 수 있다.

    기업분할은 크게 인적분할과 물적분할로 나뉜다.

    예를 들어 삼성SDS를 A라고 치면, 떨어져 나온 물류회사는 B가 된다. 이때 B가 A의 자회사로 들어가는 물적분할이 시행된다면, A의 주주들은 B회사에 대한 주식을 받을 수 없다. 주주들이 사실상 손해를 입을 수밖에 구조인 셈이다.

    하지만 인적분할의 경우 A회사 주주들은 기존과 똑같은 지분 비율대로 새로 만들어진 B회사 주식을 나눠 갖는다. 이 때문에 분할 후 상황에 따라 손해가 아닌 이득을 볼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삼성SDS는 물류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분할을 결정했다.

    삼성SDS는 지난해 2조 6000억원의 물류사업 매출이 올해 3조원를 넘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시장으로 봐도 물류사업은 IT서비스 업계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해마다 4%대에 달하는 성장세가 예상된다.

    그런데도 분할에 반대하는 일부 주주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SDS의 주가는 이번 분할 결정이 알려진 이후 10% 정도 떨어졌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40% 가까이 급락했다.

    주주들의 속 타는 마음을 어떻게 다 헤아리겠냐만, 불안감을 감추기 어려운 여건이라고 짐작된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는 아직 결정된 사항이 아무것도 없는 만큼 향후 회사가 발표할 내용을 지켜보는 게 옳다고 주장한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주주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해 못 하는 바 아니지만 너무 미리부터 선입견을 품고 반대한다면, 기업들은 앞으로 경쟁력 강화에 반드시 필요한 사업 재편조차 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회사 분할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이어서 주주들도 문제점이 발견되면 반대 의사를 표명할 수 있다"며 "주주에게 유리한지, 아닌지는 그때 가서 따져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회사가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변화가 요구된다. 지금은 회사가 제시하는 희망을 믿고 기다릴 때다.

    회사에 대한 불신으로 주주들이 오히려 기업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는 건 아닌지 곱씹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