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사장들 해결 못한 '악습' 뿌리뽑을 명분 얻은 셈
  • ▲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뉴데일리
    ▲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뉴데일리

    전복후계(前覆後戒)란 말이 있다. 앞 수레가 뒤집힌 자국은 뒤 수레의 좋은 경계가 된다는 뜻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사자성어다.

    제임스 김 한국지엠 사장에게 위기와 함께 기회가 찾아왔다. 그동안 한국지엠의 발목을 보이지 않게 잡고 있던 나쁜 관행을 뿌리 뽑을 수 있는 명분이 생긴 것이다.

     

    이전 사장들 재임 중에 생긴 일이기 때문에 제임스 김 사장한테는 직접적인 책임을 전가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번을 계기로  제임스 김 사장이 부조리를 털어낼 수 있다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최근 한국지엠은 노조의 납품비리와 채용비리가 연이어 터지며 기업 이미지가 일부 훼손됐다. 

     

    올 뉴 말리부 출시 이후 소비자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전국단위의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던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사내에서 벌어진 이 같은 불법행위는 단순히 일부 직원의 문제가 아닌 조직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러올 수 있다.


    자칫 회사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나빠지면 당장 판매량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는 문제다.


    이에 제임스 김 사장은 대노하며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전 임직원에게 이메일 서신을 보내 "어떠한 부적절한 관행이나 부정행위도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직원 개개인의 그릇된 행동이 조직 전체에 부정적인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달라"고 주문했다.


    한국지엠은 올해 말리부, 스파크, 임팔라 등 제법 단단한 라인업을 갖췄다. 덕분에 판매량도 지난달 국내에서만 총 1만7179대를 판매하며 2002년 창사 이래 최고치를 달성했다. 연간 목표 내수 19만1000대 달성도 꿈이 아닌 상황이다.


    하지만 부정이 일어나는 회사는 결코 지속가능한 회사가 될 수 없다.


    제임스 김 사장은 단순히 회사 몸집만 키울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조직 내부를 꼼꼼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10년 넘게 이어진 '취업장사'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악습이다. 이번 위기를 오래된 고름을 짜낼 기회로 삼는다면 판매량뿐만 아니라 회사 내부적으로도 전임 사장들이 하지 못했던 성과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제임스 김 사장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