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시점 6월14일로 24일 터진 브렉시트 이슈 반영 안돼"초반 수익률일 뿐…수익률 높다고 들어가면 오히려 손실위험↑"
  • 증권사들이 약 3개월 동안 굴려온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성적표가 공개된 가운데 계좌이동을 내세워 3개월 단기 수익률로 줄을 세우는 것은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가져오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증권사가 유치한 전체 투자액이 아직 6000억원 수준에 불과해 비교자체가 의미가 크지 않아 수익률 DB가 쌓일때 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3개월 운용 성적표가 공개됐다.


    'HMC투자증권 수익추구형 B2(신흥국, 대안투자형)'상품이 5.01%의 수익률로 기록하며 전체 1위를 차지하는 등 HMC투자증권의 성과가 전반적으로 좋았다.

  • ▲ ⓒ금융투자협회
    ▲ ⓒ금융투자협회



    'SK-ISA 적극투자형A'가 0.1%를 기록하며 103개에 달하는 MP(모델 포트폴리오·상품)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전체 MP 가운데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경우는 없었다.


    반면 업계는 전일 시작된 ISA 수익률(3개월) 공개는 첫 스타트를 잘 끊은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을 확인하는 것일 뿐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다.


    결정적으로 이번에 공개된 순위는 지난 3월14일 출시 이후 부터 6월14일까지의 수익률로 지난 24일 발생한 브렉시트에 따른 운용수익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4일부터 전일까지 불과 4거래일 사이 코스피를 비롯한 주요 해외지수는 물론 파생상품 기초자산 종목들 모두 출렁였고, 이로 인해 수익률에도 영향이 컸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6월 14일 기준 수익률과 현재(30일)의 수익률은 분명 차이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익률이 높다고 들어가면(계좌이동 또는 신규가입) 오히려 비싼 주식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초반 수익률이 높은 상품일수록 깨질 확률도 높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 5년간 운용하는 ISA 특성상 첫 3개월 수익률을 산정한 순위를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보여온 증권사들의 경우 예적금이나 DLB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를 선호한 은행권에 비해서는 초기에 단기 수익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 고객들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에 비중이 높은 MP(모델포트폴리오)는 단기적인 성과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판단해야 하는데 3개월 만에 나온 수익률만 보고 빠져나가는 투자자들이 나와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3개월 동안 유입된 투자금액도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적은 표본으로 비교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실에 제출한 '증권사 임직원의 자사 ISA 가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증권사가 유치한 ISA 전체 투자액은 6255억원이다.


    19개 증권사가 ISA를 출시한 점을 감안하면 각사 당 329억원을 끌어온 것으로 이는 중형펀드 1개 수탁고 수준이다.


    여기에 증권사 직원들의 자체 가입액이 총 533억원으로 투자액의 8.5%에 달하고, 전체 가입자 22만8245명 중 증권사 가입자(자사 ISA 계좌 개설)가 9.8%라는 점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ISA 체감 온도는 수치보다 더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업계 일부와 당국이 예상하는 7월 대규모 계좌이동에 따른 지각변동이 실제로 얼마나 일어날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7월 중 계좌이동 시스템이 오픈돼 투자자들의 계좌이동제가 시행될 예정이지만 투자자들의 즉각적인 대이동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주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단기 수익률로 회사를 바꾸는 일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매달 각사별 수익률이 공개된다는 점, 최대 5년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ISA가 제대로 된 재테크 통장이라는 인식을 투자자들에게 심어주기 위해서는 내실을 더욱 확보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업계가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