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 혜택"…타사 고객 끌어온 후 충성도 높이기업계 출혈경쟁·사내 위탁매매 부문 직원 부담 우려도
  • ⓒ한국투자증권, 티켓몬스터
    ▲ ⓒ한국투자증권, 티켓몬스터

    MTS와 HTS 신규 고객을 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무료 수수료 전쟁이 불붙고 있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한 5년 무료수수료 이벤트를 1회성이 아닌 주기적으로 진행 중이다.

    5년이라는 긴 무료수수료 기간 적용이 당초 업계에 큰 충격을 던지기도 했지만, 한국투자증권발 무료수수료 정책은 현재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통해 '뱅키스 주식계좌'를 개설한 고객에게 주식거래 수수료 5년 무료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특히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와 함께 이번 이벤트를 진행해 계좌를 개설하게 되면 티켓몬스터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쇼핑포인트인 티몬포인트 3만점도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 신규 가입고객은 수수료 5년 무료 혜택에 3만원 상당의 쇼핑몰 포인트까지 제공까지 이중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


    한국투자증권은 특히 '뱅키스 비대면·다이렉트 계좌 개설 이벤트'를 주기적으로 열어 5년 무료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선 직원이 고객을 방문해 계좌를 개설해주는 서비스인 뱅키스 다이렉트에 가입하는 신규 신청 고객에 대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거래분 수수료(0.0142%)를 5년 간 무료로 하는 이벤트는 연중 진행이다.


    지난해 9월에는 방문계좌개설 서비스인 '뱅키스 다이렉트'를 통해 주식계좌를 신규 개설하는 고객 전원에게 5년간 온라인 거래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역시 5년 무료수수료 혜택과 함께 커피 기프티콘과 1만원 상품권을 제공했다. 다만, 전문 상담원이 직접 고객을 방문하는 서비스였던 탓에 서울지역으로 이벤트 지역을 한정했다.


    지난 6월에도 한국투자증권은 6월 한달 동안 뱅키스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비대면/다이렉트 계좌개설 이벤트를 진행했다.


    당시에는 비대면 실명확인 또는 뱅키스 다이렉트 서비스를 통해 뱅키스 주식계좌를 개설한 최초신규 고객 모두에게 5년간 국내주식 온라인 거래수수료 무료 혜택과 함께 모바일 백화점 상품권 1만원을 제공했다.


    이처럼 한국투자증권이 업계 내에서도 긴 기간에 해당되는 5년 무료수수료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며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무료수수료 이벤트 경쟁을 시작한 이유로 업계는 한번 확보한 고객은 타사로 계좌 이동시 전환비용이 발생해 특별한 이유가 없는 이상 장기 고객으로 남기 때문에 일단 고객을 최대한 확보해 놓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또 수수료수익이 안정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장기적인 고객유치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수수료수익이 2014년 5403억원에서 2015년 6599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 3362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장기간 수수료 무료정책으로 고객을 모은 이후 높은 수수료를 받는 자산관리 상품 등을 신규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출 수 있다.


    다만 업계 4위의 한국투자증권이 수수료 출혈경쟁을 주도해 업계 전반적으로 증권사들의 수익이 감소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 무료 수수료 고객들이 늘어날수록 회사 내 위탁매매 부문 직원들의 성과에도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이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801명(남자 537명, 여자 264명)이었던 리테일영업 직원들은 올해 6월30일 기준 791명(남자 524명, 여자 267명)으로 6개월 동안 10명이 회사를 떠났다.


    특히 남자 정규직원 수가 508명에서 497명으로 11명 줄었다.


    또 지난해 말 988명이었던 리테일, 본사지원 등의 관리지원 인력은 6월30일 현재 904명으로 6개월 동안 84명이 회사를 떠났다.


    한편 업계는 무료수수료 이벤트의 실효성에 대해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MTS를 대상으로 무료 수수료 이벤트가 지속되고 있는데, 무료 이벤트로 새로운 고객이 유입되기보다는 기존 증권사의 HTS를 사용하던 고객이 MTS로 이전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이석훈 연구원은 "온라인 위탁매매 부문은 고객 전환비용이 들고, 기존계좌와 연계된 부가서비스도 포기해야 하며, 새로운 시스템에도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계좌를 이전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수수료 경쟁보다 독창적인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