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하반기 공채 규모 예년보다 하회"업황 부진에 기존 인원조차 줄이는 상황"
  • ▲ 지난 6월 건설회관에서 열린 '2016 건설 및 시설 분야 청년 채용 박람회' 현장. ⓒ연합뉴스
    ▲ 지난 6월 건설회관에서 열린 '2016 건설 및 시설 분야 청년 채용 박람회' 현장. ⓒ연합뉴스

    "새 착공 현장이 계속 나와야 완공 현장에서 돌아온 인력들을 재투입할 수 있지만, 수주부진으로 착공량이 급감하면서 본사 대기인력들을 배치할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해외 현장 등 새 먹거리가 창출되지 못한다면 과거와 같은 대규모 신규 채용은커녕 있는 인력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요."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

    하반기 대기업 공개채용 시즌이 열리면서 건설업계에도 관련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대형건설사 채용규모는 예년에 비해 상당히 줄어든 상황이다. 해외수주가 급감한 데다 최근 몇 년간 호황을 누렸던 주택경기마저 공급과잉 여파로 수주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오는 19일 진행되는 올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서 선발인원을 지난해 150명 보다 적게 뽑을 방침이다. 올해 실제로 입사한 직원은 지난해 모집인원의 절반을 살짝 웃도는 80명 수준이었던 터라 실제로 채용되는 인원의 수가 올해도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0여명을 채용한 포스코건설(20일, 이하 접수 마감일)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그룹 차원에서 하반기 공채를 진행하는 롯데건설(20일)은 물론, 현대건설(12일), 현대엔지니어링(12일), 대림산업(22일) 등도 지난해 보다 신규 채용인원을 축소시킬 전망이다.

    최근 2년간 하반기 공채를 진행하지 않았던 현대산업개발은 올해도 공개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규모나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도 현대산업개발의 신규채용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하반기 신규인력 채용에 소극적인 것은 해외수주 감소와 해외 플랜트 부문 수익성 악화, 구조조정 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해외수주가 급증하던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건설사들이 서로 해외 프로젝트 경험자를 데려가려고 했는데, 최근에는 서로 보내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전체 직원 수는 모두 5만2803명으로, 지난해 말 5만2502명에 비해 0.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올 들어 직원현황에 현장전문직 인력까지 자사직원으로 포함시키면서 수치가 일부 왜곡됐다.

    이 기간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을 제외한 8개사 총 직원수는 4만3594명으로 지난해 말 4만4752명 보다 2.6% 감소했다. 상시 희망퇴직을 실시한 삼성물산 건설부문 직원수가 감소한 영향이 가장 컸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 직원수는 지난해 말 7952명에서 올 6월 말 7084명으로 10.9% 줄어들었다.

    이밖에 SK건설은 282명(4.9%) 줄어들면서 두 번째로 감소폭이 컸으며, GS건설은 148명(2.3%), 포스코건설 29명(0.5%) 순으로 직원 수가 줄어들었다.

    결국 고용이 실질적으로 늘어난 곳은 4개사인 셈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증가율은 크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올 들어 직원수가 59명(0.8%) 늘었고, 현대산업개발 44명(2.7%), 현대엔지니어링 33명(0.6%), 대림산업 건설부문 33명(0.7%) 순으로 고용이 늘었을 뿐이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유동성 위기로 구조조정 바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일부 건설사처럼 희망 퇴직을 받아 선순환 시키거나 획기적인 건설경기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한 신규채용을 당분간 늘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