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약 통한 일감몰아주기 정황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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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이 다음주부터 태광그룹 금융계열사인 흥국화재에 대한 검사에 나선다. 이는 그룹 계열사 간 부당거래 관련 정황을 포착한데 따른 것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다음주부터 흥국화재에 대한 현장 검사에 나선다. 이번 검사에서는 흥국화재의 태광그룹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문제를 파해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흥국화재와 태광산업, 티시스 등 태광그룹 계열사는 일감 몰아주기 감시대상이다. 규제대상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 총수가 있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다. 총수 및 친족이 주식의 30%(비상장사는 20%) 이상을 갖고 있고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또는 해당 계열사 연간 매출의 12% 이상이면 감시 대상에 포함된다. 흥국화재의 최대주주는 흥국생명(59.56%)이며, 태광산업은 19.63%의 지분을 갖고 있다. 흥국생명의 경우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 56.3%의 지분율 보유하고 있다.

    앞서 계열사인 흥국생명은 올해 1월 티시스에 소속된 휘슬링락CC와의 부당거래로 인해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바 있다. 하지만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는 계속해서 휘슬랑CC와의 계열 거래를  이어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오너일가 일감몰아주기가 계속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의 매출이 대부분 계열사로부터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티시스는 이호진 전 회장(51.02%)과 아들 현준씨(44.62%), 부인 신유나씨와 딸 현나씨(각 2.18%) 등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티시스의 국내 매출에서 계열사 의존도는 높은 수준이다. 티시스의 국내 매출액 중 계열사를 통해 거둔 매출 비중은 2013년 67.9%, 2014년 76.2%, 2015년 76%를 기록했다.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는 특히 티시스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기여도가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2013년 티시스 전체 계열사 매출액은 798억원으로 흥국생명이 227억원(28.4%), 흥국화재가 192억원(24.1%)을 차지했다. 2014년에는 티시스의 전체 계열사 매출액 1495억원 중 흥국생명 매출이 428억원(28.6%), 흥국화재 매출이 349억원(23.3%)을 기록했다.

    지난해 흥국생명과 흥국화재의 매출 기여도는 더 높아졌다. 티시스의 2015년 국내 계열사로부터 거둔 총 매출액은 1609억원이었고 흥국생명이 474억원(29.5%), 흥국화재가 379억원(23.6%)을 나타냈다.

    문제는 티시스 등 오너 일가 개인회사의 계열사 실적이 대부분 수의계약이라는 점이다. 수의계약이란 별도의 경쟁없이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해 맺는 계약을 말한다. 수의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부당거래가 종종 발생한다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흥국화재가 지난해 티시스에 기여한 매출 379억 중 수의계약이 200억원으로 52.8%를 차지했다. 흥국생명이 티시스에 기여한 매출 474억원 중 320억원(67.5%)은 수의계약이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말 흥국생명에 대한 정기검사를 단행, 계열사와의 부당거래를 이유로 기관 경영유의 제재를 내렸다. 흥국생명은 계열사인 휘슬링락CC로부터 비싼 가격에 김치를 구매해 임직원들에게 상여금 대신 전달했었다. 이과정에서 흥국생명은 가격 적정성을 검증하지 않고 계열사에서 고가의 김치를 수의계약으로 매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김치 10kg은 5~10만원 수준이지만 흥국생명에서 구매한 가격은 19만5000원으로 2배 가량 비쌌다. 뿐만 아니라 16회에 걸쳐 상품권의 원가분석 등을 생략하고 고가의 골프상품권을 구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흥국생명은 또 계열사에 3회에 걸쳐 업무 연관성이 낮은 비즈니스매너 직원교육을 위탁해 수백만원의 비용을 지불한 정황도 드러났었다.

    흥국화재의 경우 지난해 말 2014년 금감원 종합검사에 대한 후속조치로 기관주의 및 경영유의 등의 제재를 받았었다. 이 과정에서 2010년12월부터 2014년10월까지 계열회사로부터 32회에 걸쳐 명절 선물 등의 명목으로 와인 3억5100만원을 구매하면서 경쟁입찰 등을 거치지않고 수의계약으로 구매하는 등 사업비 문제를 지적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