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경기수축 '경고음' 잇따라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18만명, 제조업 가동률 74.3%

  • ▲ 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한국경제의 경고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 한진해운
    ▲ 구조조정 여파에 따른 한국경제의 경고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 한진해운


한국경제의 경고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청년실업률은 IMF외환위기 수준으로 뛰어 오르고 기업들의 신용등급 '강등'은 줄줄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경기의 하향세가 뚜렷해 올 하반기 내 이를 반전시키길 어렵다는 무거운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 경제가 1997년 IMF외환위기 때보다 심각한 경기 수축에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25일 통계청 기준,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9.3%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P나 높은 수치다. IMF 직후인 1999년 8월 10.7%를 기록한 이래 8년 간 같은 달 기준으로 가장 높다. 

특히 6개월 이상 직업을 갖지 못한 장기실업자의 증가세도 가파르다. 

지난달 기준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는 18만2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6만2000명이나 늘었다.

8월 달 전체 실업자 중 장기실업자 비율은 18.27%로 5명 중 1명 꼴로 실업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실업, 고용불안은 공무원보다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공인중개사 시험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공인중개사 시험 신청자는 19만명을 돌파, 전년보다 4만명이상 늘었다. 1997년 IMF 위기 당시에도 공인중개사 시험 신청자는 폭발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고용시장의 불안은 가계소득 정체로 직결되는 모습이다.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명목 기준)은 전년 동일 기간 대비 0.8%P 증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산업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 하락 징후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연간 제조업 가동률은 74.3%로 추락해 1998년(67.6%) 이후 최저 수준에 그쳤다. 

또 지난해 신용평가사는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내린 기업은 159곳에나 달했다. 지난해 보다 26곳 늘어난 수치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 경제가 IMF 경제위기 때보다 경기 침체 국면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부 역시 우리 경제가 과거 IMF와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지만 심각한 위기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수출이 저조하고 외환시장으로 대표되는 대외여건이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구조조정 등으로 투자도 저조해 자칫하면 일본의 전철(장기 저성장)을 밟을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