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완전한 오픈마켓'·티몬 '오픈마켓 + 소셜커머스 혼합'… 사업전략 달라
  • ▲ 쿠팡과 티몬 (좌 쿠팡 우 티몬) ⓒ각사
    ▲ 쿠팡과 티몬 (좌 쿠팡 우 티몬) ⓒ각사


    쿠팡이 오픈마켓으로 전환한 데 이어 티몬도 오픈마켓 시장 진출을 천명했다. 그러나 양사가 선택한 오픈마켓 형태가 완전히 달라 향후 전략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과 티몬의 오픈마켓 전략은 같은 듯 보이지만 다른 형태를 취하고 있다. 쿠팡의 경우 기존 소셜커머스의 색을 지우고 오픈마켓으로 사업방향을 완전히 틀었다면, 티몬은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운영 전략을 내세웠다.

    오픈마켓은 '통신판매중개업'을 일컫는 말로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역할만 해 상품 수가 다양하지만, 상품 판매 이후 문제에 최종 책임은 지지 않는다. 반면 소셜커머스는 MD(상품기획자)가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 즉 '통신판매업'으로 상품이 제한적이지만, 상품 판매에 최종 책임은 판매 회사가 진다.

    물건을 온라인에서 판매한다는 기본 방식은 같지만, 근본적인 사업구조는 전혀 다르다.

  • ▲ 쿠팡 로고 ⓒ쿠팡
    ▲ 쿠팡 로고 ⓒ쿠팡


    먼저 쿠팡은 지난달 15일 패션 카테고리에 등록된 '익스프레스 딜' 상품을 중단하면서 대부분의 상품군을 오픈마켓 형태인 아이템마켓으로 전환했다. 

    '딜'은 소셜커머스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예를 들어 한 상품을 10일 한정으로 판매하면 그 동안만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식이다.

    쿠팡 측은 소셜커머스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수가 오픈마켓과 비교해 적어 고객들의 불편이 이어진 만큼 아이템마켓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자 서비스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아이템 마켓은 기존 오픈마켓과 흡사하다. 고객이 상품을 검색하면 개별 판매자가 판매하는 상품이 검색결과로 노출된다. 

    하지만 쿠팡의 아이템 마켓은 기존 오픈마켓들과 달리 광고 제품보다 가격, 고객 경험, 배송 만족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제품들이 우선 노출된다. 

    이러한 검색방식을 통해 작은 사업자도 경쟁력만 있다면 소비자에게 최우선 노출되고, 고객들도 광고 순으로 상품이 나열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믿고 구매할 수 있어 양쪽 모두에게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단 소셜커머스에서 오픈마켓으로 사업을 변경해 상품 판매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쿠팡 관계자는 "불법·불량 제품 판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만약 제품 불량에 대해 소비자가 쿠팡으로 연락하면 판매자에게 해당 내용을 전달해주는 등 고객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 티몬 로고 ⓒ티몬
    ▲ 티몬 로고 ⓒ티몬


    티몬은 쿠팡과 달리 소셜커머스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오픈마켓의 장점을 흡수한 새로운 형태인 MMP(관리형 마켓 플레이스, Management Maket Place)를 사업전략으로 내걸었다.

    MMP는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의 장점을 취합한 형태로 개별 판매자를 티몬이 선별하고 해당 상품에 대한 책임 역시 전적으로 티몬이 진다.

    티몬은 MMP를 통해 소셜커머스의 약점으로 꼽히는 판매 물품이 적다는 점과 오픈마켓의 한계로 지적되는 판매자의 신뢰도 문제를 동시에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검색결과 노출 방법도 타사들과 다르다. 일반적으로 오픈마켓에서 상품을 검색하면 가격순, 판매도 순 등으로 검색되지만, 티몬에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해당 고객이 선호하는 물품이 우선 노출된다.

    티몬에 따르면 A라는 고객은 상품 후기를 중시하고 B라는 고객은 저렴한 가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면 두 사람이 같은 물품을 검색했을 때 고객 선호도에 맞게 다른 판매자의 상품이 노출된다.

    쿠팡과 달리 소셜커머스의 특징인 '딜'도 유지된다. 쿠팡처럼 소셜커머스를 버리고 오픈마켓화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강점으로 인정받는 소셜커머스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약점으로 꼽히는 물품의 수를 늘리기 위한 변신이라는 것이 티몬의 주장이다.

    티몬 관계자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소셜커머스의 강점을 살리면서 고객들이 보다 많은 상품을 볼 수 있도록 개편하는 것"이라며 "세간의 말대로 티몬이 소셜커머스 사업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는 "추석 직전 개별 판매자들에게 MMP 사업을 말했을 정도로 아직 테스트 단계이기 때문에 언제 시행될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쿠팡과 티몬의 변화에 대해 업계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과 티몬이 새로운 변화를 통해 우리나라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이 확대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면 기분 좋은 일이다"라고 양쪽의 변화를 우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나 그는 "사업역량이라는 것은 단시간에 이뤄지지 않아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몇 명의 고위간부를 뽑아 기업의 철학을 통째로 바꾸기는 어렵다. 소셜커머스 사업으로 키운 역량이 오픈마켓에서도 통할지는 미지수"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