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협회·국내업체 임원급 회의 이후 '조용'협회 "산업계 피해 입증 근거자료 만드는 중"
  • 외국산 저가 수입지의 공습이 거세다. 디지털 문화의 확산으로 종이 수요가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저가를 경쟁력으로 내세운 외국산 수입지의 물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업계는 현 상황을 관망하는 자세로 일관해서는 안된다. 이제는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까지 국내 수입된 외국산 종이는 86만톤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6% 증가한 수치다. 전체 외국산 수입지의 물량은 최근 3년간 73만4097톤, 75만2509톤, 86만8958톤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산 저가 수입지는 지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국내 제품 대비 최대 30~40%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의 품질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확실한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는 외국산 수입지의 급증은 국내 업체들에게 악재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한국제지연합회는 올해 3월 18일 국내 제지업체(한솔, 무림, 한국제지 등)의 임원들을 초청해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업체들의 이해 관계가 맞지 않아 대응책 마련에 실패했다.

    이후 협회와 업체들의 임원급 인사가 머리를 맞대는 일은 더 이상 없었다. 제지업계 한 관계자는 "올 초 임원 회의가 진행된 이후 재차 회의가 진행된 적은 없다"며 "통관상으로 보면 수입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현재 구체적인 산업계 피해 현황을 입증할 근거 자료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제지연합회는 월별 모니터링을 통해 외국산 수입지 현황을 파악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다만 단순한 현황 파악을 넘어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현 상황에서 업체들이 합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의아한 점이다.

    이미 통관상의 수치 등을 살펴보면 외국산 수입지의 유입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다. 협회를 비롯해 국내 업체들은 더 이상 외국산 수입지의 유입을 관망해서는 안된다. 더 늦기 전에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