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IF, 첫 투자사업 결정 임박…GIF, 3호까지운용 채비"수주난 극복은 물론, 체질개선까지 기대"
  • ▲ GIF 제2호가 투자한 파키스탄 파트린드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 ⓒ뉴데일리경제 DB
    ▲ GIF 제2호가 투자한 파키스탄 파트린드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 ⓒ뉴데일리경제 DB

    해외건설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정책금융이 서서히 활기를 띠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국내 건설기업들의 해외수주액이 반토막난 상황인 만큼 정책금융 활성화가 한 줄기 빛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0억달러 규모로 조성된 '코리아해외인프라펀드(KOIF)' 첫 투자사업 결정이 임박했다. KOIF의 첫 투자가 유력한 사업은 카자흐스탄호주솔로몬제도 3개 지역에서 국내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투자개발형 사업이다. 연 6~10% 배당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알려져 한국투자공사(KIC)가 3개 프로젝트 모두에 투자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KOIF는 조성하고 1년간 유명무실한 펀드로 비판을 받았다. 국내 건설사들이 따낸 해외 인프라사업지들을 투자대상으로 검토했으나, 금융조건이 맞지 않거나 리스크가 예상보다 커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국제유가 급락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국내 건설사들의 텃밭이었던 중동발 해외 인프라사업 발주 자체가 줄어들었던 점도 한 몫했다.

    해외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국토교통부가 이달 중 투자자문위원회를 열고 3개 프로젝트를 KIC에 추천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토부 추천을 받으면 KIC가 연내 최종 투자결정까지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KOIF보다 원조격인 글로벌인프라펀드(GIF)도 최근 제3호 운용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GIF는 국토부 건설정책국 주도로 2009년 처음 조성됐다. 해외건설 프로젝트에서 '묻지마식' 단순도급 위주로만 참여해 수익을 내지 못하는 국내 건설업체의 체질개선을 위해서다.

    GIF는 약정금액 3500억원 규모의 민관 공동펀드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6개 공공기관과 KDB산업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건설공제조합 등의 기관들이 펀드에 투자했다. 특수목적법인(SPC)의 주식(에쿼티) 또는 대출 등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GIF는 현재 제3호까지 설정됐다. 1호는 UAE 아부다비 정부펀드와 손잡고 후순위대출(총 사업비의 15%)로 참여했다. 1호가 4000만달러를 투자한 터키 키리칼레 LNG복합화력발전소는 삼성물산이 지난해 초 착공해 내년 7월부터 30년간 운영할 예정이다. 여기서 나오는 전기요금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올해부터 17년 동안 연간 두 차례(5·10월) 배당을 받는데, 최근 국토부와 한국수자원공사(K-Water)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6개 산하 공기업과 우리은행 등은 이번에 투자한 비율대로 22억여원을 나눠가졌다.

    2호는 파키스탄 수력발전에 전환사채 390억원을 투자했다. 파키스탄 카슈미르주 무자파라바드시에서 오는 12월 준공예정인 이 수력발전소 사업에는 수자력공사가 30년 운영주체로, 대우건설은 설계 및 시공사로, GIF 2호는 투자자(총 1억9000만달러)로 참여하고 있다.

    3호는 최근 본격적인 활동준비를 마쳤다. KDB인프라자산운용은 최근 투자자들과 GIF 3호펀드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펀드운용에 돌입했다. 규모는 1230억원이며 이 중 900억원가량은 제1호 잔액의 이월분이며 나머지는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자금을 공급했다.

    3호는 호주 태양광 프로젝트와 터키 자지안텝 병원 프로젝트에 지분 투자와 후순위 대출 참여가 거론되고 있다. 두 프로젝트를 통해 집행될 투자금은 700억원 정도다.

    이들 정책금융의 해외사업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해외건설 사업도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공은 물론, 장기간 운영까지 하면서 투자금과 수익을 회수하는 투자개발사업으로 해외건설의 체질 개선까지 도모할 수 있다는 평이다.

    현재 국내 건설기업의 주무대인 중동 국가와 인프라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은 투자개발형 사업이나 시공사가 직접 금융을 제공하는 형태를 선호하고 있다. 계속되는 저유가로 인해 재정이 악화되면서 직접적인 재정투자를 꺼리는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단순 시공만 하는 도급사업의 경우 발주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투자사업 발주는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시장에만 안주할 것이 아니라 해외 투자개발형 사업발굴에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편, 27일 기준 올해 해외건설 신규수주액은 모두 19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9억달러 보다 44.8% 줄어들었다. 중남미가 14억달러로 같은 기간 보다 64.7% 줄었으며, 중동은 66억달러로 47.3%, 아시아는 92억달러로 43.2%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