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차원의 전폭적 지원 약속… 유력한 후보
'입지·인지드·브랜드파워' 강점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공준표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공준표 기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기 위해 각 기업의 오너가 직접 나섰다. 이번 면세점 3차 대전에는 롯데, 현대, 신세계, SK네트웍스, HDC신라 등 국내에 내로라하는 굴지의 대기업들이 참전했다.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에서 누가 최후에 승자가 될까? <면세점 3차 대전>에서 이들의 장·단점을 해부한다.

    "면세사업에 적극적으로 재투자해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시키겠다."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경영혁신안 발표 자리에서 밝힌 말이다.
    롯데그룹이 이번 면세점 사업권 획득에 그룹적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면세점 3차 입찰 참여 기업 5곳(롯데, 현대, 신세계, SK네트웍스, HDC신라) 중 롯데면세점은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힌다. 

    30년 넘게 면세점을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국내 1위 유통업계라는 브랜드 파워, 관광객에게 이미 익숙한 입지 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최근 신동빈 회장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된 점도 호재라는 분석이다.

  • ▲ 롯데 잠실점의 전경 ⓒ정상윤 기자
    ▲ 롯데 잠실점의 전경 ⓒ정상윤 기자


    롯데그룹이 3차 면세점 입지로 선정한 곳은 지난 6월까지 운영되다 폐점한 롯데월드타워점이다. 이곳은 월 평균 방문 외국인 10만명, 일 평균 매출 20억원, 매출 기준 국내 3위 (연매출 6000억원), 연면적 규모 국내 2위 등 다른 후보군들에 비해 안정적인 입지 기반을 가지고 있다.

    실적 신장률은 국내 매출 1위 롯데면세점 소공점을 넘어서기도 했다. 2015년 월드타워점 매출은 6112억원으로 전년 대비 26.79% 급증한 바 있다. 이는 매출 5000억원 이상 대형 매장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꿈으로 알려진 국내 초고층 빌딩 '잠실롯데타워'가 올해 말 완공 예전인 만큼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잠실에는 롯데몰, 롯데월드 어드벤처, 롯데호텔 등이 이미 들어서 있어 초고층 빌딩 롯데타워까지 완성되면 한국판 '랜드마크' 형성도 가능해 많은 관광객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두바이·싱가포르·대만 등은 초고층 빌딩을 통해 국가인지도 및 관광수입을 대폭 끌어올린 바 있다.

신규면세점이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세계 3대 명품 샤넬, 에르메스, 루이뷔통 등이 바로 입점 가능하다는 것도 이점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샤넬, 에르메스, 루이뷔통이 근 5개월간 문 닫은 월드타워점 매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월드타워점의 경쟁력을 믿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월드타워면세점 폐점 이후 사회·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다는 점도 롯데에게 호재로 작용할 확률이 높다.

현재 문을 닫은 롯데월드타워면세점 소속 직영사원 150여명 가운데 30여명은 본부와 타 영업점으로 배치됐다. 나머지 120여명은 절반씩 순환 휴업휴직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1000여명에 이르는 판촉사원 중 10%가량은 퇴사하는 등 고용문제가 발생했다.

롯데 측은 롯데월드타워면세점이 부활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이번 특허권 심사를 지난해와 거의 흡사한 기준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만약 롯데에게 특허권을 다시 내줄 경우 다수의 업체가 심사 결과에 반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평가 기준이 동일한데, 지난해에 빼앗았다가 올해 다시 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은 향후 관할 세관의 서류 및 현장실사, 특허심사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오는 12월 대기업 사업자 3곳, 중소·중견 기업 1곳의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평가 항목은 법규준수도, 재무건전성, 경제·사회발전 공헌도, 기업이익 사회환원 정도 및 상생협력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