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 집계 기관 없어 서로 1, 2위 주장투명한 경쟁 위한 공신력 있는 수치 마련 '필요'
  • 보일러업계가 지긋지긋한 순위 논쟁을 지속하고 있다. 서로 자신들의 순위가 더 높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근거는 사실상 없는 상태다. 침체된 국내 보일러 시장에서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업체들의 투명한 경쟁이 필요한 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일러 시장의 톱 3은 경동나비엔, 귀뚜라미보일러, 린나이 코리아다. 지난해 기준 경동나비엔은 매출액 5150억원, 귀뚜라미보일러 4550억원, 린나이 코리아 313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업계 판도가 변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 3위에 머물던 린나이 코리아가 저가 수주를 바탕으로 귀뚜라미보일러를 넘어섰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타 업체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저가 수주를 내세워 가스보일러 시장에서 급성장 중인 린나이 코리아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가스보일러 기준으로 귀뚜라미와 린나이의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당연히 귀뚜라미보일러 측은 이에 적극 부인하고 있다. 귀뚜라미보일러 관계자는 "보일러업계를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런 얘기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반된 주장을 명확하게 해소할 근거 자료 및 수치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업체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 자사의 판매 현황을 철저히 비공개로 고수하고 있다. 더욱이 업체들을 중재할 협회도 유명무실한 상황인 터라 어느 누가 선뜻 현황 공개의 뜻을 내비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다 보니 서로 자신들의 주장이 맞다는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논쟁만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공정한 경쟁을 이끌어 국내 보일러 시장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업체들이 합심해 판매 현황들을 고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로 자신들이 1위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며 "업계가 투명한 경쟁을 하기 위해서라도 구체적인 수치 산출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보일러업체들의 무의미한 순위 논쟁은 수년간 지속되고 있다. 업체들도 이러한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있지만 쉽사리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보일러업계는 10년을 넘는 교체주기로 큰 성장 폭을 기대하기 힘든 산업이다. 업체들은 더 이상 의미없는 논쟁을 그만하고 서로 합심해 투명한 경쟁을 이끌고, 그 속에서 새로운 성장 해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