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리콜·보상에 고질적 노조문제가 발목 잡아트럼프의 미국 보호무역 우려까지 덮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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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이 트럼프·리콜·노조 등 3대 악재에 사상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보호무역주의를 외치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잇따른 제품 결함으로 대규모 리콜 및 보상에 몸살도 앓고 있다. 고질적인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차질도 막심하다. 이로 인해 3분기 영업이익은 급감했고, 내수시장 점유율은 60%대 이하로 추락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국내외 3대 악재로,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 달성 실패는 물론 내년에도 험난한 가시밭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지난 9일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도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악재로 꼽히고 있다.

     

    FTA 재협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자동차의 미국 수출 시 관세가 불리하게 조정될 수 있어 가격경쟁력 저하가 우려되고 있다. 현대차는 앨라배마에, 기아차는 조지아에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미국 수출 물량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해 1~3분기까지 미국에 약 23만3500대를 수출했다. 이는 현대차의 미국 판매 58만8000대 가운데 39.7%를 차지했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미국에 약 24만9000대를 수출했다. 이는 기아차의 미국 판매 28만7000대 중 86.7%의 비중을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기아차가 미국 시장의 수출 의존도가 높아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미국 자동차 빅3(GM, 포드, 크라이슬러)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할 경우, 수출은 물론 현지생산된 차량 판매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기아차가 지난 5월 가동을 시작한 멕시코공장 역시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물품에 대해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당초 4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멕시코공장에서 20%는 현지에서, 나머지 80%는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 80여개 국가에 수출할 예정이었다. 멕시코에서 생산된 차량의 대부분이 미국에서 가격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얘기다. 

     

    또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세타 Ⅱ 2.0L와 2.4L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쏘나타 구매 고객들이 제기한 집단소송에 합의했다. 엔진 결함이 있는 2011년~2014년형 쏘나타를 구매한 고객 88만5000명에게 수리비 전액을 보상키로 했다. 향후 대규모 비용 지출이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내부 제보자에 의해 제품 결함 의혹이 잇따라 터져나와 곤혹을 치렀다.

     

    현대차 노조는 3분기에 24차례 파업으로 생산차질 13만1851대, 매출손실 2조9000억원 이상의 피해를 초래했다. 이로 인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1조681억원을 기록했다. 기아차도 노조의 파업 등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줄었다.

     

    결국 현대기아차의 10월 내수점유율은 58.9%를 기록했다. 2000년 현대차그룹 출범 이후 처음으로 60%대 이하로 떨어졌다. 내수 부진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올해 글로벌 판매목표 813만대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현대차는 올 1~3분기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347만9326대를 판매했고 기아차는 214만2584대를 팔았다. 즉, 현대차는 4분기에만 153만대 이상을 더 판매해야 연간 목표인 501만대 달성이 가능하다. 기아차도 97만대 이상 팔아야 목표치인 312만대 돌파가 가능한데,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없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연초에 지난해 820만대보다 7만대 가량 적은 813만대를 글로벌 판매목표로 세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