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우 '말 아끼며 조용', 조익서 '기술력·프리미엄 강조', 박양춘 '자신감 표출'
  • 국내 엘리베이터업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압도적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최근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다. 글로벌 1위 오티스는 국내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3위까지 내려 앉았다. 티센크루프는 5층 이하 단납기 시장에 집중하며 최근 10% 이상의 점유율 상승을 이끌었다.

    업계의 현 상황은 각사 대표들의 언행에서도 극명하게 차이가 났다.

    최근 진행된 2016 한국승강기국제엑스포(이하 엑스포)에는 장병우 현대엘리베이터 대표, 조익서 오티스엘리베이터 대표, 박양춘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대표가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3사 대표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사실상 거의 없기 때문에, 기자들은 대표들을 따라다니며 질문 공세를 했다. 당시 질문을 받던 대표들의 반응이 현재 업계의 상황과 유사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장병우 현대엘리베이터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최대한 말을 아꼈다. 장 대표는 "이쯤에서 그만하자"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의 3분기 실적이 4640억원의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공개된 실적은 매출액 4477억원으로 기대치를 하회했다. 상반기 설치대수 기준 시장점유율도 최근 3년새 4% 하락한 상황에서 다소 긍정적인 질문은 찾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조익서 오티스엘리베이터 대표는 타 대표들과 달리 자사 부스에 가장 오랫동안 남아있었다. 이 자리에서 조 대표는 관람객들을 모아놓고 기술력과 프리미엄 제품 등에 대해 강조했다. 현재 오티스는 설치대수 기준으로 티센크루프에 밀리고 있으나, 매출액 규모로 따질 경우 2위를 유지할 수 있다. 결국 판매량 보다 기술과 고가 제품들로 승부를 봐야하는 오티스의 현 주소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박양춘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대표는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박 대표는 추격자 입장에서 이미 오티스를 따돌리고 현대엘리베이터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단납기에 집중해 12%의 시장점유율 상승을 이끌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를 토대로 업계 톱 3의 기상도를 표현하면 현대 '흐림',·오티스 '먹구름',·티센 '맑음'이다.

    업체들은 하반기에도 여전히 경쟁을 펼치며 점유율 싸움에 나서고 있다. 내년부터는 건설경기가 하락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올 하반기 점유율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이제 한 달 남은 상황에서 3사들이 각자의 위기를 타계하고 새로운 경쟁구도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