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및 검찰 수사 내용 언급 안돼신 회장, 면세점 관련 취재진 질문에 침묵
  • ▲ 롯데 신동빈 회장.ⓒ롯데그룹
    ▲ 롯데 신동빈 회장.ⓒ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약 1년 만에 그룹 사장단 회의를 주재했다. 이번 회의는 검찰 수사 이후 신 회장이 경영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질적 성장'을 중심으로 경영 목표를 바꾸겠다고 한 이후 첫 사장단 회의다. 

30일 오후 1시 50분 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모습을 드러낸 신 회장은 회의 참석에 앞서 면세점 관련 의혹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뇌물죄를 인정하느냐', '국회 청문회에 출석할 의향이 있냐'는 등의 쏟아지는 질문에 신 회장은 굳게 입을 다문 채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이날 회의는 신 회장을 비롯 주요 계열사사장단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7년 경영 계획 및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다만 세간의 관심사인 '인사 조직개편'과 '최순실 게이트'등 검찰 수사 등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신동빈 회장 "변화만이 생존을 위한 유일한 답"

우선 이번 회의에서 신 회장은 주요 계열사의 실적부터 보고 받고, 내년 현안을 챙겼다. 

당초 롯데월드타워 완공 및 오픈,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사업권 등 급한 경영 현안에 대한 이야기도 다뤄질 공산이 컸지만,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신 회장은 가장 먼저 올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했다며, 묵묵히 업무에 매진해온 계열사 대표와 임직원에게 감사를 전했다. 

신 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그룹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많은 부분이 바뀌어야 한다"며 "준법경영위원회, 질적성장, 정책본부개편, 지배구조개선 등 지난 10월 발표한 경영쇄신안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신 회장은 "최근 롯데그룹이 국민과 여론으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았다"며 "질적성장을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결과에 대한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반성의 표시임과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다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경제의 경착륙 등 어려운 경제환경도 언급했다.
 
그는 "저성장시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 계열사 대표이사들에게 묻고 싶다"라며 "생존을 위한 고민을 치열하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신 회장은 변화만이 생존의 유일한 답이라며 '변화'를 강조했다. 신 회장은 "선도적으로 변화를 주도해 자신이 맡고 있는 회사의 생존 가치를 증명해달라"라며 "지금 당장 바뀌지 않으면 우리 그룹의 미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사장단 회의에서 언급 될 것으로 예상됐던 인사 조직 개편에 대해 신 회장은 말을 아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말이 사장단 회의지 토론하는 자리가 아니다. 주요 현안에 대해 보고 받는 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회의에서는 인사 조직개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난 10월 발표한 경영쇄신안 가운데 정책본부개편에 대해 제대로 실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인사와 조직 개편 뿐만 아니라 '최순실 게이트' 연루설, 뇌물죄 적용 여부, 검찰 수사와 재판 등에 대한 건도 회의 내용에서 빠졌다. 오늘 회의 성격 자체가 그룹 경영과 전략에 대한 자리인만큼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는 게 롯데 관계자의 전언이다. 

또 다른 롯데 관계자는 "해당 사안들은 회의의 성격과 맞지 않기 때문에 전혀 나오지 않았다. 사장단회의는 조용하고 엄숙하게 2시간 가량 진행 된 후 끝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