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근거-자료' 앞세워 성실히 답변, 적극 협조의지 드러내"'제2의 우지파동' 될까 노심초사…'면박주기-반기업정서' 청문회 지양돼야"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조사 청문회 참석을 위해 국회에 들어서고 있다.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조사 청문회 참석을 위해 국회에 들어서고 있다. ⓒ뉴데일리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린 삼성을 대표해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한다. 이 부회장이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6일 국회에서 진행되는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 증인으로 증언대에 오른다. 이 자리에는 김종중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을 포함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회장 등 8대 그룹 총수가 함께한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과 관련해 집중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위 위원들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최순실 특혜가 작용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이 부회장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이 부회장은 최순실을 지원한 대가로 청와대 및 국민연금에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은 국민연금이 3500억원의 손실을 예상했음에도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삼성이 최순실에게 수백억원을 불법 지원했고, 그에 대한 대가로 청와대가 국민연금에 삼성물산 합병을 찬성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것이다.

삼성은 법적 근거와 자료 등을 앞세워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의혹은 확산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청문회에서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재계에서는 이번 재벌 총수 청문회가 '제2의 우지파동'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억측과 왜곡된 주장이 사실인양 퍼쳐나가면서 기업 이미지 실추와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걱정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최순실 사태는 1989년 우지파동과 매우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공업용 소기름으로 라면을 만든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지만, 해당 기업은 20년이 넘도록 1위 자리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만큼 이름을 알리기 위한 특위 위원들의 무리수가 연출될 수도 있다. 수 만명의 직원을 대표하는 기업 총수의 말꼬리를 잡아 호통치거나 면박주는 모습이 연출될 경우 기업 이미지 실추는 피할 수 없다. 

국조특위는 "구체적이고 신빙성있는 근거를 토대로 선진적인 청문회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증인의 답변을 듣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 펼치거나 막무가내식 질의가 이어지는 모습이 이미 수차례 연출된 이상 의심은 가시지 않는다.

이날 청문회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12시간 이상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특위 위원들과 달리 자리를 비울 수 없는 고령의 총수들이 실수 없이 청문회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고령의 총수들이 특위 위원들의 호통에 고개를 숙이고 체력적인 부담으로 동문서답하는 불상사가 생중계 되지 않기만을 바란다"며 "면박주기용 청문회나 반기업정서를 부추기는 모습은 지양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증인석 중앙에 자리한다. 이 부회장 왼쪽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이 위치한다.

국조특위 관계자는 "기업 의견을 종합해 연령별로 좌석을 배치했다"며 "고령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손경식 CJ 회장이 가장 먼 곳으로 배치됐다"고 설명했다.